과거에 비해 성 문화가 활발해진 지금, 피임은 이제 더 이상 부끄럽고 숨겨야만 하는 것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할 필수 상식이 되었다. 게다가 해외여행이 대중화되고, 매 휴가 때마다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생리를 미루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일명 '생리 미루는 약'으로 알려진 피임약도 복용률이 증가했는데, 아쉽게도 피임약 복용법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발표에 의하면 2011년 7.4%에 그쳤던 피임약 복용률이 18.9%로 상승할 정도로 현재 국내 피임약 복용률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피임약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거나 부작용부터 먼저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 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에서는 정확한 피임약 복용법에 대해 전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신연승 위원(산부인과 전문의)는 "물놀이나 휴가를 위해 피임약을 처음 복용했다가 생리 불순, 생리통, 과다 생리량 등 여러 생리 트러블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하고 계속 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실제로 피임약은 다양한 생리 트러블 완화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예방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효과도 정확한 방법으로 피임약을 복용해야 누릴 수 있을 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신연승 위원은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전했다.

기본적으로 먹는 피임약은 생리 시작 첫 날부터 같은 시간에 한 알씩 거르지 않고 복용해야 한다. 한 달치 피임약 복용을 끝내면 휴약기를 가지는데, 보통 휴약기에 생리가 시작된다.

또 생리 주기 중간에 피임약을 복용했다면 피임 효과를 얻기 위해선 일주일 이상 다른 피임약을 병행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정 상 생리를 미뤄야 하는 경우엔 생리 시작 일주일 전부터 복용을 시작, 일정 중에도 계속 복용해야 하며 일정이 끝난 뒤 복용을 중단함과 동시에 생리가 시작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들 중 간혹 메스꺼움 등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에는 자기 전으로 피임약 복용 시간을 조정하고 해외 일정이 있다면 달라지는 시차를 고려해 복용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매일 먹어야 하는 피임약. 깜빡하고 하루를 걸렀다면 그 즉시 한 알을 복용하고 다음날부터 원래 일정대로 복용하면 된다. 그러나 2일 이상 한 번에 두 알을 복용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복용한 지 1~2주가 됐다면 두 알을 바로 복용하고 일주일 정도 다른 피임 방법을 병행하는 게 좋고 처음 이렇게 복용했다면 부정 출혈이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단, 부정 출혈은 피임약을 일정하게 복용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진다.

위와 같이 꽤나 복잡한 복용법을 가진 피임약은 나에게 맞는 피임약을 선택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혼자서 선택하기 어렵다면 약사나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고 정확한 설명법을 숙지해 두고 그에 맞게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