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빅데이터, "어릴수록 알레르기 반응, 증상 심해"

10세 미만 어린이 10명 중 4명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한해 1번 이상 병원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민건강보험 진료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건강보험 적용대상자 중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689만 명이었다.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은 외부 항원이 코 점막을 자극해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맑은 콧물이 지속해서 흐르고 재채기, 코 점막 부종, 코막힘 등이 주요 증상이며, 눈과 코, 목 주변의 가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10만 명 당 진료 인원은 13,530명으로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의 13.5%가 진료를 받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9세 이하 38.4%, 10대 18.1% 순이었고, 20대 이상은 9∼12%대의 진료 비율을 보였다.

정효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어렸을 때 많이 생기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증상과 빈도가 감소한다"며 "이런 경향 때문에 비염 진료환자 중 소아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2013∼2017년)간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연평균 3.8% 증가했고, 이 중 9세 이하와 10대 청소년 진료 인원이 각각 연평균 5.2%, 5.8% 증가했다. 이 질병은 한국인 다빈도 질환 3위에 올라있는데, 환절기인 4월과 9월에 특히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정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선진국병'이라고 불리는데 위생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는 소아, 청소년은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할 수 있다"라며, "여기에 공기순환 저하 등의 환경적 요인과 스트레스, 불안감, 피로와 같은 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환자가 많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2배 더 많았다. 연령별로 나눠보면, 19세 이하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비슷했으나, 30대는 여성이 1.7배, 20대는 여성이 1.5배로 큰 차이가 났다. 이 차이는 40대 이상으로 갈수록 줄어들어 70세 이상에서는 여성 진료 인원이 남성의 0.7배로 오히려 적었다.

정 교수는 "여성은 생리 중이나 임신 시에는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 변화로 심각한 코막힘, 수양성 비루 등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폐경 후에는 역시 호르몬 변화로 비점막 위축이 있을 수 있다"며 "폐경 후 여성 비염 환자 감소는 이런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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