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료 중 하나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영국의 소설가 앤서니 트롤럽(Anthony Trollope)은 “소파, 책, 그리고 커피 한 잔보다 더 호화로운 것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으며, 미국에서는 날로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커피가 집중력과 생산성 향상 외에 뇌 건강, 수명 연장, 전립선암 예방 등 다양한 이점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건강식품의 과잉 섭취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듯, 커피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 과민증에 시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너무 많이 마신’ 커피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남호주 대학의 연구팀은 미국임상영양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을 통해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밝히고 있다.

‘카페인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 CYP1A2의 특정한 변형을 가진 이들이 카페인을 덜 효율적으로 대사하여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라는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이번 연구는 커피가 이러한 유전적 변형이 있거나 없는 사람들의 심혈관 질환 위험을 얼마나 높이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를 통해 37세~73세에 이르는 이들 347,077명의 자료를 분석, 참가자들이 하루에 커피를 얼마나 마셨는지, 카페인 대사가 느려지는 유전적 변형의 유무, 심혈관 질환이 생길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CYP1A2 유전적 변형 유무는 카페인 대사의 속도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심혈관 질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들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양은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커피 한 잔에 카페인이 75㎎ 정도 들어 있다고 했을 때, 하루에 커피를 6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소폭 증가한 것이다.

하이퐁엔 교수(Prof. Hyppönen)는 “커피를 많이 마시면 짜증이 나거나 조마조마함을 느끼는 이유는 카페인이 몸을 더 빨리, 더 세게 대사하도록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만간 신체가 한계에 도달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건강한 심장과 건강한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커피를 하루에 6잔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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