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육아휴직을 다녀온 남성이 아이를 더 낳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저출산 대책으로 도입된 남성 육아휴직이 오히려 출산율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여서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페인 리베르타드 곤살레스 폼페우파브라대학 교수와 리디아 파레 바르셀로나대학 교수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받은 부부는 다시 아이를 갖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렸고 더 많은 아이를 갖겠다는 남성의 욕구도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곤살레스 교수는 "그들은 더 많은 아이를 갖는 것보다 (이미 출산한) 아이에게 더 많이 투자하는 데 가치를 뒀다"며 "아빠들이 아이를 돌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깨닫고, 그것이 몇 명의 아이를 가질지에 관한 그들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곤살레스 교수와 파레 교수는 당초 남성 유급 육아휴직이 스페인의 양성평등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남성 유급 육아휴직 도입으로 출산한 여성이 더 일찍 직장에 복귀해 무급 육아휴직을 덜 받게 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남성 유급 육아휴직이 추가 출산이 지연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곤살레스 교수는 "아빠가 출산휴가를 받으면 엄마는 더 일찍 직장으로 복귀한다"면서 "이 때문에 엄마는 더 노동시장에 속하게 되고 엄마들이 다음 아이를 갖는 시기를 다소 연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성 육아휴직이 실제 출산율의 중대한 하락을 초래한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스페인 정부와 사회는 남성 육아휴직의 연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스페인에 국한된 것일 수 있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추론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한 경제학 저널인 '공공경제학 저널(Journal of Public Economics)'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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