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20억명 이상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지난 2000년 이래 전 세계 18억 명가량은 도보로 30분 이내 거리에 있는 깨끗한 식수원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22억 명에 이르는 사람들은 깨끗한 식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깨끗한 식수가 공급되지 않는 22억여 명 가운데 약 7억8천500만 여명은 도보로 30분 거리 내에 접근할 수 있는 깨끗한 식수원이 없으며, 1억4천400만 명은 정수처리가 되지 않은 지표수를 그대로 마신다.

WHO는 "전 세계에서 깨끗한 식수와 위생적인 화장실 오·폐수 처리시설이 보편적으로 제공된다면 설사병과 콜레라, 장티푸스, A형 간염은 사라질 것이며, "회충이나 세균성 안과 질환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 세계 인구 가운데 42억 명은 위생적으로 오물을 처리할 수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사하라 이남지역 등 39개국에서는 화장실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의 수가 증가했으며, 집 안에 변기와 세면대 같은 기본적인 위생 시설을 갖추지 못한 인구도 30억 명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약 6억7천만 명은 야외에서 용변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9%로, 지난 2000년 당시 21%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수치다.

인도의 경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올해 10월까지 야외 배변을 근절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국가적인 화장실 건설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유니세프의 톰 슬레이메이커 선임 통계전문가는 "화장실과 같은 시설이 아예 없는 것보다 기본적인 시설이라도 있는 것이 낫다"라면서도 여러 가구가 한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태는 이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화장실 설비가 자리 잡게 되면서 초점은 '배설물 처리'에 달렸다"라며 "인구가 밀집된 도심 지역에서 화장실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면 정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HO의 공중위생 부문 책임자인 마리아 네리아 박사도 "깨끗한 물과 보건·위생 시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할 질병들과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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