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와 잇몸 건강을 관리하는 이유는 나이가 들었을 때 틀니나 임플란트의 도움 없이 오래오래 자신의 이로 음식을 먹기 위함이다. 그러나 최근 이와 잇몸이 튼튼하지 않으면 몸의 다른 쪽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연구팀은 치아가 하나 상실되면 심혈관계 질환 및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구강 내 만성 염증과 세균 침범에 의해 동맥경화가 촉진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었다.

최근에는 구강 건강이 간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0일(현지 시간) MEDICAL NEWS TODAY의 보도에 따르면 헤이드 W.T.조르당 박사(Dr. Haydée W. T. Jordão)가 이끄는 영국 퀸스대 벨파스트 공중보건센터 연구팀이 구강 건강과 소화기 암의 상관관계를 추적 조사한 결과, 구강 건강과 간과 담낭에서 발생하는 암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되어 있는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즈 출신 성인(40세~69세) 469,628명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4,069명은 조사 기간 중에 소화기 암이 발생했으며, 암에 걸린 이들 중 13%가 연구를 시작할 무렵 구강 건강이 좋지 않다고 보고한 바가 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 구강 건강과 소화기 암의 전반적인 연관성은 발견하지 못했으나, 구강 건강과 간암 및 담낭암 사이에는 의미 있는 연관성을 포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구강 건강이 좋지 않으면 간세포암에 걸릴 위험이 75%가량 더 높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간이 체내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구강 내부에 존재하는 푸조박테리움 뉴클레아툼(Fusobacterium nucleatum)을 언급했다. 그러나 해당 박테리아가 간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현재 밝혀진 바는 없다. 이에 조르당 박사는 “미생물과 간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이 구강 건강이 좋지 않은 이들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비만, 여성, 젊은 나이, 흡연자, 영양 부족인 경우가 많았다. 이는 구강 건강을 유지하고 간암을 예방하는 데 운동, 식습관 개선,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이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