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세계적이다. 지난달 미국의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한국에 처음으로 개점한 날만 해도 새벽부터 수많은 인원이 매장 앞에 대기하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잠을 깨기 위해서, 또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한 잔 두 잔씩 커피를 마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위산 분비를 촉진하여 속 쓰림을 유발할 수 있고, 카페인 과다 섭취는 두통과 두근거림, 불면증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부작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적당량을 섭취하기만 한다면 커피는 치매와 심장병, 구취, 우울증 예방에 도움을 주고 스트레스 해소 및 노화 방지에도 어느 정도 관여한다. 메디컬뉴스투데이에 따르면 최근 커피가 체지방을 연소하는 갈색 지방의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체내에 존재하는 지방은 백색 지방, 황색 지방, 그리고 갈색 지방이 있다. 백색 지방과 황색 지방은 허리나 둔부에 저장되어 있는 지방으로, 몸속에서 에너지원으로 쓰고 남은 포도당이 세포에 쌓이면서 형성된 것이다. 반면 갈색 지방은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유지하고 단백질1(UCP1)을 활성화시켜 음식으로부터 얻은 영양분을 에너지로 전환시킨다. 목과 어깨 등에 분포해 있으며, 신생아기를 제외하고는 아주 소량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노팅엄 대학 의과대학 마이클 시몬즈 교수 연구팀은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지방세포를 카페인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통해 카페인이 갈색 지방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살폈다. 그 결과, UCP1의 수치가 증가했으며, 세포의 신진대사가 높아진 사실을 확인했다.

인체에 적용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성인 남성 4명, 여성 5명을 대상으로 커피 또는 물을 마시게 했다. 1시간 경과 후 열 영상 기술을 사용해 목 주변부에 위치한 갈색 지방을 살피자, 커피를 마신 이들의 목 부위에서 열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는 커피의 성분 중 하나인 카페인이 갈색 지방을 활성화하는 자극제로 작용한 것인지, 아니면 갈색 지방에 반응하는 다른 성분이 있는지 밝히지 못했다. 시몬즈 교수도 이 점을 인정했으며, “카페인 보충제에 대해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실험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칼로리 식품의 섭취는 날로 늘고 있는 반면, 활동량은 부족한 현대인에게 커피 한 잔이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번 연구는 향후 비만과 당뇨 등 대사증후군의 예방과 치료에 의미 있는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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