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G 검사, 뇌 손상 환자들의 의식을 회복시키는데 도움

‘뉴 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간단한 EEG 검사를 이용하여 뇌 손상으로 의식과 운동 기능 등이 상실된 식물인간의 숨겨진 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콜롬비아 대학의 신경학자들은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104명의 중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들은 마비가 된 것은 아니지만 뇌 손상으로 외부 자극에 전혀 반응이 없는 상태인 피실험자들에게 EEG 검사를 시행했고, 스캔이 진행되는 동안 피실험자들에게 손을 벌렸다가 닫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다음 단계에서는 EEG 스캔을 분석하여 물리적 명령이 신경 데이터에 작은 패턴을 작동시키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결과적으로 뇌 손상 후 첫 4일 동안 식물인간이었던 피실험자 중 15%에서 명령에 반응하는 독특한 EEG 패턴이 나타났다. 이렇게 숨겨진 의식의 신호가 확인된 환자의 절반 정도는 퇴원할 때 쯤 구두 명령을 따를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되었다. 이와 같은 초기 신호가 없던 대상은 26%만이 같은 효과를 봤다.

1년 후, 초기 EEG 활동을 보여주었던 실험군의 44%는 매일 최대 8시간 동안 독립적으로 활동했다. 이러한 EEG 활동 신호를 초기에 드러내지 않았던 실험군에서는 단 14%만이 1년 후 동일한 지점에 도달한 것과 비교된다.

이러한 결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우며 전도유망하지만, 다른 종류의 뇌 손상에도 적용될 만큼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또,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이 연구를 더 자세하고 광범위하게 진행하기 전에 극복해야 할 기술적인 장애물이 있다고 언급했다. EEG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필요하며, 뇌 손상 후 환자가 의식이 드나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결과를 위해서는 뇌 손상을 입은 후 첫 며칠 동안은 하루에 몇 번씩 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뇌 손상으로 인해 의식을 잃어버린 환자들의 회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연구를 맡은 클라센 박사는 “뇌 손상은 회복이 복잡한 과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EEG로 모니터링을 시작해야 하고, 여러 시점에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연구는 아직 출발 단계이지만, EEG 검사는 거의 모든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도구로서 뇌 손상 환자의 관리 방법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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