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에 계절은 없다지만 무더운 여름에는 치맥 수요가 대폭 증가한다. 여름은 해가 길어 밤늦은 시간까지 활동하는 이들이 많은 데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고 집을 나서는 이들이 많은데, 이때 간단하게 배 채우기 좋은 메뉴가 바로 갓 튀겨낸 치킨과 시원한 맥주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름에 튀긴 음식을 먹을 때면 문득 ‘이 기름은 몇 번이나 재사용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주문량이 많을 때나 식용유 교체가 어려운 환경일 때 이러한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오랫동안 공기 중에 노출된 식용유가 몸에 좋을 리 만무하다. 재사용한 식용유가 유방암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버너-섐페인(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캠퍼스 연구팀에 따르면 재사용한 기름에 노출될 경우, 유방암세포의 성장 속도 및 폐암 전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경골에 4T1 유방암세포를 주입한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신선한 콩기름을 주고 나머지는 고온에 재차 노출시킨 콩기름을 먹였다. 그 결과 종양세포를 주입한 지 20일 만에 두 그룹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신선한 콩기름을 먹은 쥐보다 오래된 식용유를 먹은 쥐의 종양이 4배가량 커진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식용유가 반복적으로 고온에 가열되면 성분에 변형이 발생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크롤레인이라는 독성 물질이 방출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아크롤레인은 발연점이 낮은 들기름과 참기름, 올리브유를 고온에 가열할 때도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애슐리 W 오이리피는 “식습관이 유방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전부터 체중 증가는 유방암의 위험을 높이므로 고열량,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은 피해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돼 왔다. 앞으로는 이에 더해 튀긴 음식을 섭취할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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