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등 섭취 후 찡그리는 이유는 일종의 거부 반응

껍질을 벗긴 레몬을 먹은 후 무표정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겨우 주먹만한 레몬을 섭취하면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모든 안면근육을 찡그릴 수밖에 없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 해답은 확실하진 않지만 양성자, 비타민C, 그리고 과거 우리 조상들이 나무에서 살 때 열대과일을 즐겨 먹었던 것, 이 세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시다고 느끼는 맛은 산성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화학 용어로 신맛은 미각을 맡은 꽃봉오리 모양의 기관인 미뢰(味?)에 "수많은 양성자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양성자는 실제로 신맛이 아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의 몸은 양성자를 시큼한 것으로 이해하도록 진화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비타민C로 알려진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이는 체내의 수많은 세포와 조직들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아스코르브산이 충분하지 않으면 인간은 괴혈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대부분의 생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체내에서 비타민C를 합성할 수 있게 진화했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2011년 학술지 'Genetica'의 연구에 따르면 약 6100만년 전에 비타민C를 합성할 수 있도록 코드화된 포유동물의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인간은 음식을 통해 비타민C를 쉽게 섭취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돌연변이는 선택되지 않았다. 

뉴저지 러트거스 대학 영양학부의 폴 브레슬린(Paul Breslin) 교수는 Live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은 비타민C를 늘 섭취했기 때문에 직접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되었다"고 전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모넬 화학지각센터 감각 생물학자이기도 한 브레슬린은 "인간을 많은 과일 먹었고, 이를 통해 비타민C를 놓치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산"이나 "신 맛"과 같은 단어들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사실 인간은 신 맛을 선호한다. 사과나 오렌지와 같은 과일에서 느껴지는 달고 신 맛은 먼 옛날 조상의 식단을 반영하는 맛있는 밸런스를 만들어 비타민C를 섭취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이처럼 신 맛이 인간에게 좋다면, 레몬과 같이 신 맛을 내는 음식은 왜 인간의 표정을 자극하는 것일까?

이에 브레슬린은 "신 맛을 느낄 때 얼굴에 생기는 주름살은 일종의 거부 반응이다"라며, "우리가 섭취하는 과일은 대부분 레몬이나 라임처럼 신맛이 강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거부 반응이 생기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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