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뇌세포의 손상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소실되는 증상을 말한다. 기억력이 저하되고 정서 및 성격, 행동장애를 동반해 치매를 앓고 있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들을 보호하는 가족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한국 사회 역시 노인들의 치매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게 되었고, 지난 2018년부터 치매 국가책임제를 시행했다.

소중한 기억은 물론, 인격까지 없애버리는 ‘악마의 질환’, 치매를 예방하는 데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퍼즐 맞추기, 구슬 꿰기, 악기 배우기, 독서 등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들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활발한 사회생활도 치매를 예방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The Telegraph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University College London(UCL) 연구원들이 중년의 사회생활과 알츠하이머 발병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매일 가족과 친구들을 만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이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12%가량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Whitehall II 연구 데이터를 활용, 연구 시작 당시(1985~1988년)에 35~55세였던 성인 10,228명을 2013년까지 추적조사했다. 이 기간 동안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가족과 친척,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한 설문지를 6차례에 걸쳐 작성하도록 했다. 또한, 1997년부터 계속적으로 인지 검사를 하도록 했으며, 별도로 건강 기록을 살피기도 했다.

그 결과, 50세~70세 사이에 매일같이 가족이나 친구를 만난 사람은 몇 달에 한 번 정도 친구를 만난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1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활동과 치매 발병 사이의 관련성에 대해 UCL 정신건강의학과 앤드류 서머라드 박사(Dr. Andrew Sommerlad)는 “사회적 접촉이 인지기능을 보호하고 뇌의 복원력을 높여주며, 집 밖에 나가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필요한 언어와 방향 감각 등을 기억하는 힘이 향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니던 직장으로부터 은퇴를 하고 나면 사회활동을 하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기 마련이다. 자연히 집안에 고립된 채 TV를 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이는 곧 노년의 뇌 건강으로 직결된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치매환자들을 치료하고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은퇴한 중장년층들이 계속해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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