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힐링에 이어 언제부터인가 ‘소확행’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세 글자로 줄인 이 말은 취업, 결혼 등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을 좇기보다 소소하지만 지금 당장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비슷하게 쓰이는 것으로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뜻을 가진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가 있다.

물론 인생은 한 번뿐이며, 불확실한 행복보다 확실한 행복이 더 달콤하다. 그런데 일부에서 소확생과 욜로를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다름 아닌 소확행이라는 이름으로 무의미하게 소비되는 돈과 시간, 건강과 같은 기회비용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소확행은 허리 건강과도 썩 어울리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각종 척추질환이 생기는 이유도 오랫동안 나쁜 자세를 취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소파에 비스듬히 기댄 자세,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지 않고 구부린 자세는 몸이 긴장할 필요가 없어 지금 당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일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 허리디스크 또는 척추측만증과 같은 허리 질환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조건 피해야 하는 자세를 꼽자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마 수 가지가 있을 테지만 허리의 S 곡선을 망가뜨리는 이 세 가지 자세만큼은 꼭 피하는 것이 좋다. 첫째,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는 골반과 척추가 틀어지기 딱 좋은 자세다. 겉보기에는 다리만 꼬고 있는 것 같지만 척추는 척추대로, 골반은 골반대로 비틀어지는 자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걸친 자세는 왼쪽 골반에만 체중이 실리게 하는데, 이대로 오랜 시간이 흐르면 골반과 척추가 틀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둘째, 배를 깔고 엎드린 채 책을 읽는 자세는 척추의 S 곡선을 무너뜨리는 주범이다. 엎드린 자세는 안압 상승, 주름 생성, 거북목증후군 유발 등 전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악명이 높지만 무엇보다 허리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준다. 단순히 엎드려 있는 자세라면 몰라도 두 손으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상체를 일으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허리가 뒤로 과도하게 꺾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세를 자주 취하는 이들에게는 척추후관절증후군,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만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셋째, 서 있을 때 무심코 취하는 자세도 허리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배를 내민 채 서 있는 자세로, 일명 ‘스웨이 백(Sway back)' 자세라고도 한다. 이 자세로 몸이 굳어지면 몸의 무게중심이 변해 골반과 경추는 앞을, 그리고 흉추는 뒤를 향하게 되며, 어깨는 동그랗게 말리게 된다. 즉, 배를 내미는 자세는 허리는 물론, 목, 어깨, 골반, 무릎까지 부담을 주는 자세라는 것이다.

적금과 바른 자세의 공통점은 ‘나중을 위해 지금부터 차곡차곡 모아두는 것’이다. 수입이 없을 때를 대비해 미리미리 돈을 모아두듯 훗날 통증과 질환 없이 건강한 허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바른 자세를 유지해 허리를 지켜야 한다. 지금 당장은 귀찮고 불편하겠지만, 지금 이 불편함이 나중에 건강한 허리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가치 있게 느껴질 것이다.

일산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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