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뽀뽀만으로 전염된다는 충치, 그 진실은?
[칼럼] 뽀뽀만으로 전염된다는 충치, 그 진실은?
  • 헬스인뉴스 편집부
  • 승인 2019.08.2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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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공격성’이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이는 귀여운 생물체를 보면 마구 꼬집거나 깨물어주고 싶은 상태를 말한다. 가끔은 이런 감정이 정상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는 뇌의 감정 조절 작용 때문에 발생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론 그렇다고 진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일 수는 없기 때문에 이렇게 감정이 과잉되었을 때는 귀여운 존재에게 마구 뽀뽀를 하거나 안아주는 등 애정표현을 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그러나 이 귀여운 공격성에 의해 한 행동이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진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귀여운 아기를 봤을 때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뽀뽀를 했다가 아이에게 충치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평소에도 수시로 애정표현을 하는데, 이 때 가장 자주 하는 애정표현 중 하나가 바로 뽀뽀이다. 이 때문에 어린 자녀에게 충치가 생겼을 때 혹 뽀뽀가 원인은 아닌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정말 입맞춤만으로도 충치가 전염되는 것일까? 이를 위해서는 먼저 충치가 생기는 과정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충치는 충치균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구강 내에 충치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충치는 발병하지 않는다.

방금 태어난 아이 역시 충치균이 없기 때문에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 그럼 충치균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그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주로 아이의 부모님·할머니 등 양육자와 형제, 자매 등이다. 이들은 아이와 가장 가까우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기 때문에 충치균을 전염시키기 쉽다. 뽀뽀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함께 쓰는 식기나 컵 등에 접촉했을 때, 뜨거운 음식을 식히기 위해 호호 불어서 아이에게 주었을 때, 대화 중 침이 튀겼을 때 등 이들은 얼마든지 아이에게 충치균을 전염시킬 수 있다.

특히 충치 유발 세균 중 하나이며 어린 아이에게 감염되면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뮤탄스균’은 식품에서는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가족이 유일한 감염경로로 간주된다. 이 뮤탄스균 때문에 입으로 하는 뽀뽀가 충치를 전염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충치가 아닌 ‘충치균’이 전염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뽀뽀 외에도 충치균을 옮기는 경로는 다양하다. 따라서 방금 태어난 아이를 무균실에서 영원히 키우지 않는 한 주변인들로부터 충치균이 전달되는 것을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충치균이 있다고 무조건 충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충치는 세균의 한 종류로,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세균 및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존재하면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전염병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충치 역시 마찬가지로, 다양한 조건들이 함께 작용할 때 발생한다.

구강 내 일정량 이상의 충치균이 존재하면서, 치아 곳곳에 세균의 좋은 먹이가 되는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있고, 양치질을 꼼꼼하게 하지 않는다면, 충치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충치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칫솔질로 치아를 깨끗하게 유지해야 충치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올바른 칫솔질은 ‘습관’이 결정한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릴 적 부모님이 식사 후 바로바로 칫솔질을 하지 않고 자주 간식을 먹으며, 칫솔질 없이 바로 취침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면 그 아이는 충치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뽀뽀로 충치균이 전염돼 이가 썩을 확률보다 부모의 나쁜 칫솔질 습관이 전염돼 충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도록 하자.

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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