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추석을 보내자 완연한 가을 날씨로 접어들었다. 푸른 하늘에 선선한 바람, 그리고 풍성한 먹거리까지, 여름 내내 몸매 관리에 열을 올리던 이들도 이맘때쯤이면 운동을 잠시 멈추고 가을 풍경에 심취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이 계절에는 ‘가을이 되면 사람도 살이 찐다’라는 의미의 ‘천고인비(天高人肥)’라는 우스갯소리도 종종 들린다.

본래 몸무게라는 것은 줄이기는 어려워도 늘리기는 쉬운 법, 요즘과 같이 먹거리가 풍성한 계절에는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치면 체중이 느는 것은 시간문제다. 갑작스럽게 체중이 늘면 체내 혈류량도 급증하는데, 이는 하지정맥류와 같은 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 판막이 손상되어 심장으로 흘러야 할 혈액이 역류하여 하지부종, 통증, 저림, 경련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유전, 혈관 노화, 임신의 영향으로 발생할 수도 있고 흡연, 짠 음식 등 혈관을 망가뜨리는 요인이나 다리를 꽉 조이는 옷 또는 복부를 과도하게 압박하는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복부비만 역시 하지정맥을 압박하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우리의 건강에 여러모로 심각한 피해를 주는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뭐니 뭐니 해도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기, 식후에 눕거나 앉아 있지 않고 10~20분이라도 걷기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을 생활화하면 비만 예방은 물론, 혈액순환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단, 하지정맥류로 의심되는 증상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라면 운동 시간과 운동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운동 시간이 길고 운동의 강도가 높으면 살을 빼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하지정맥에는 상당한 무리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량 스쿼트, 중량 데드리프트, 스피닝, 마라톤과 같이 다리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은 증상을 빠르게 악화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하지정맥류를 제대로 치료할 때까지 잠시 중단하는 것이 좋다.

비만 예방에 있어 운동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한 가지 더 있으니, 바로 식단 조절이다. 우리 몸은 곧 우리가 먹은 음식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주일 내내 떡볶이, 라면, 피자, 햄버거로 배를 채운 이들의 몸속에는 밀가루와 지방, 그리고 나트륨이 가득할 테지만, 여러 가지 영양소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한 이들의 몸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쌓일 것이다.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혈관에 문제가 발생한 상태이므로 탄수화물이나 지방보다 단백질, 비타민이 풍부한 식사가 필요하다.

이 외에 하지정맥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는 잘 때 다리 밑에 베개를 받쳐두거나 벽에 다리를 기대어 두어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위치시키는 것이 있다. 다리를 높이 드는 자세는 다리에 고인 혈액이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하므로 하지정맥류로 인해 각종 불편함을 느꼈던 이들이라면 이러한 자세를 자주 취해주는 것이 좋다.

대전서울하정외과 박종덕 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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