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려움증이 느껴지면 자연스럽게 가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손을 가져가게 되고 이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서 사람이 있는 곳, 사람이 없는 곳을 가리게 된다. 다소 민망한 부위가 가려우면 어떻게 해서든지 참다가 화장실이나 사람이 없는 틈을 이용해 가려움을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것인데, 특히나 '항문'에서 가려움증이 느껴지면 가려움증을 해소함과 동시에 불결하고 더럽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자주 씻어야겠다'라는 생각이 앞서곤 한다.

항문은 가장 민감한 부위 중 하나이자 관리에 있어 소홀하기 가장 쉬운 신체 부위다. 때문에 가려움증이 느껴지면 '청결'을 위해 자주 씻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하지만 오히려 이렇게 항문을 자주 씻다간 가려움증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단 사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겠다.

항문에서 나타나는 가려움증은 배변 장애를 겪고 있거나 당뇨병 등과 같은 특정한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항문 주변이 습하고 불결할 때 느끼는 것인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항문 가려움증이 느껴지면 사람들은 청결한 항문을 위해 뜨거운 물, 비누 등을 이용하여 깨끗하게 씻어내곤 한다.

그러나 민감한 항문이 뜨거운 물에 그대로 노출된다면 뜨거운 물로 샤워 후 피부가 더욱 건조해 지는 것처럼 항문이 심하게 건조해져 오히려 전보다 더 극성맞은 가려움증이 유발될 수 있다. 또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가급적 뜨거운 물로 항문을 씻는 것은 좋지 않다.

비누를 이용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항문 가려움증이 항문에 존재하는 각종 세균과 이물질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비누로 항문을 세척하는데, 이는 비누 속 화학성분이 항문을 자극하여 항문 피부를 보호하는 기름막을 손상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뜨거운 물로 항문을 세척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가져와 삶의 질을 더 저하시키게 되는 것이다.

물이 아닌 배변 후 휴지나 물티슈로 항문을 과하게 닦는 것 역시 항문 가려움증을 유발하거나 더 심화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배변 후 청결을 위해 휴지, 물티슈 등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너무 자주 사용한다면 항문에 큰 자극을 가해 가려움증을 느끼기 쉬워진다.

그렇다면 항문 가려움증이 느껴진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항문 가려움증이 자주 나타나 고민이라면 무조건 자주 씻기 보다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이용하여 항문을 씻는 것이 좋다. 또, 이 경우 항문 전용 세척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데, 배변 후에는 휴지를 이용하기 보다는 미온수를, 없다면 물티슈나 비데처럼 사용할 수 있는 물티슈를 사용하는 것도 현명한 대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문 가려움증이 계속되는 경우라면 항문에서 발생하는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우라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항문외과를 방문하여 본인의 항문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 받아보길 바라며 의료진의 조언을 잘 따르는 것이 좋겠다.

대항하정외과 윤진석 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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