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최초로 ‘커피 애호가’ 타이틀을 단 사람은 조선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제1대 황제인 고종황제이다. ‘왕이 되고부터 뭘 먹어도 쓴 맛이 났는데 커피의 쓴맛은 오히려 달게 느껴진다’라는 말을 남긴 고종은 하루에 커피를 10잔도 넘게 마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1호 커피 애호가’ 타이틀에 가려진 한반도의 씁쓸한 역사를 곱씹기도 잠시, 하루에 커피를 10잔씩 마셨다는 대목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카페인 음료인 커피를 많이 마셨던 고종의 건강은 어땠을까.

커피와 건강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루어져 왔다. 하루에 어느 정도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적당한지, 매일 커피를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은지 안 좋은지 등 지금도 커피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영국과 북아일랜드로부터 전해진 연구 결과 역시 커피에 관한 것이다. 아일랜드 언론사 아이리시 타임즈(The Irish Times)에 따르면 영국 벨파스트 퀸즈 대학의 연구팀 커피가 간암 발병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7년 반 동안 영국 바이오뱅크(혈액, 세포 등 인체자원을 수집해 보관하다 연구기관 등에서 요청하면 제공하는 인체자원은행)에 보관된 471,779명의 커피 섭취 습관을 살피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간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a)에 노출될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일 커피를 한 잔 마실 때마다 간암 위험은 13%씩 낮아졌다.

연구팀은 “흡연, 음주, 비만 등 다른 변수를 고려한 결과”라고 밝히며, 연구 결과에 대해 “커피에 들어 있는 항산화제와 카페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간암 이외에 커피와 연관성을 가진 소화기 암을 조사했으나 일관된 연관성은 발견하지 못했다.

연구에 참여한 맥메나민 박사는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이로울 수는 있지만, 정말 간 건강을 지키고자 한다면 금연, 금주, 체중 감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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