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는 정화된 산소를 유료로 제공하는 산소 카페가 문을 열었다. 한화로 5000원 정도를 지불하면 15분 동안 신선한 산소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짧은 순간 고농축 산소를 마시는 것이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하지만 이미 산소 카페는 성업 중에 있다. 과거에는 알지 못했던 ‘깨끗한 공기’의 소중함을 알아차린 것이리라.

한국에도 산소 카페가 들어서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미세먼지 발생일수는 날로 늘고 있고, 농도 역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쯤 되니 여름철 열돔 현상이나 겨울철 한파보다 미세먼지가 더 무섭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이 미세먼지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와 직접적으로 닿는 호흡기와 피부에 갖은 문제를 남기는 것은 물론, 치매, 난청 등 전신에 걸쳐 예상치 못한 질환을 낳는다.

미세먼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할 수 있는 혈관 건강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 별 사망자 수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경우가 전체 사망자 중 80%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입자가 작아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체내로 유입된 미세먼지가 혈액과 섞이는 과정에서 혈관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동맥경화증을 악화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미세먼지를 피하려다 줄어든 신체활동 역시 심혈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운동부족은 대사증후군을 유발하여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혈관질환의 일종인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도 있다. 게다가 요즘과 같은 계절에는 쌀쌀한 날씨의 영향으로 혈압이 상승하는데,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

미세먼지로부터 우리의 혈관을 튼튼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우선 미세먼지가 체내에 유입되는 양을 줄여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외출 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야 하며, 머리는 가급적 밤에 감는 것을 권한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다른 요인들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보다 담백한 음식, 양파나 비트와 같이 혈관 건강에 좋은 음식을 위주로 먹는 것이 좋고 가능한 선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는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세먼지와 관련한 건강 문제를 장기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미세먼지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실천해보자.

대전서울하정외과 박종덕 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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