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열이 나거나 구토, 경련, 복통 등의 증상으로 아이를 안고 응급실을 찾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응급실을 가게 되면 정신없이 바쁜 상황에서 많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뒤섞여 혼잡하기 때문에 한참을 기다려서야 비로서 진료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작 의사는 ‘뭘 이런 걸로 응급실을 찾아 왔느냐?’는 듯한 태도로 대할 때는 때론 불편한 감정이 들기도 할 것이다.

실제로 한 논문에 따르면 ‘응급실을 찾는 소아 환자의 30% 정도는 응급환자가 아니다.’라는 조사가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응급실을 찾는 소아 환자의 상당 부분이 경증 환자임이 사실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응급 상황에서 아픈 아이 때문에 발을 동동거리는 부모님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막상 아빠가 되어 보니 응급실을 찾는 부모님들의 심정이 좀 더 보이게 되면서 ‘병원을 오기 전 혹은 병원을 이용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을 알려줄 수 없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요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튜브를 이용해 의사 아빠가 들려주는 응급상황 꿀팁을 전해보기로 하였다. 그래서 ‘닥터 대디’라는 채널을 만들게 되었고 이 공간을 통해서 그 동안 환자분들과 못 다한 이야기,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하게 되었다. 집에서 아이가 열이 날 때 도움이 되는 팁, 아이가 다쳤을 때 대처법 등 자칫 당황하기 쉬운 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었다. 다행히 많은 부모님들께서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조회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응급실에 오는 생명 하나 하나 모두가 소중하다. 환자와 소통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매일 다짐하며 나와 동료들은 하루를 버텨간다. 부모는 아이와 병원에 오기 전 제1의 주치의다. 매번 병원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닐 때도 있다. 아이가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본적인 상식들을 미리 알아두는 것은 정말 필요한 일이다. 나는 아이들의 아빠이자 의사로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의 입장에서 도와 드리고 싶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다. 순수한 아빠의 마음에서 나오게 된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은 의료 정보를 온라인 공간을 통해서 쉽게 이해하고 소중한 정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환자와 보호자의 목소리를 더욱 귀담아 듣고 이를 현장에서 반영하려 한다.

인천 검단탑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이대원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