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 직장인들의 업무 책상 위 풍경이 그려진다. 아마 한 가운데 놓인 컴퓨터 주변으로 핸드크림, 립밤, 미스트, 인공 눈물, 머그컵, 그리고 탁상용 가습기 등이 짜임새 있게 놓여 있을 것이다.

건조한 사무실에서 피부를 지키기 위해 이 정도쯤이야 기본 중의 기본일 터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아이템을 모두 갖추었다 하더라도 당신의 피부는 바싹 말라 있으며, 그 어떤 화장품을 바르고 아무리 덧발라도 피부에 가뭄이 찾아온 듯한 기분을 느낀다는 것이다. 겨울만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이 곧 겨울에도 피부를 촉촉하게 관리할 방법을 찾는 열쇠가 될 것이다.

겨울철 피부가 건조해지는 이유는 차갑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피부 장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피부 상태는 유분과 수분이 밸런스를 적절히 이루고 있는 것을 말하는데, 겨울철 건조한 날씨가 몸의 수분을 빼앗으면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유?수분 밸런스가 깨진다는 것이다. 이때, 피지가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기름종이를 사용하거나 파우더로 수정 화장을 해버리면 피부는 필요한 수분을 공급받지 못해 한없이 건조해지기만 할 것이다.

날씨 때문에 건조해진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드는 범인 또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으니 바로 실내 난방기기다. 보일러, 히터, 난로 등 실내 온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난방기기들은 추위를 잠시 잊을 수 있도록 해주지만 실내 공기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부에는 치명적이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으면서 미스트를 뿌리고 탁상용 가습기를 가동해도 피부가 건조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겨울에는 피부를 다른 계절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가꾸어야 한다. 수시로 물을 마시고 피부 타입에 맞는 기초화장품을 단계별로 바르고 충분히 흡수시키는 것은 물론이요, 실내 온도 및 습도 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실내 온도가 높아질수록 피부에 있어야 할 수분이 증발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20~25℃ 정도로 조절하는 대신 담요나 겉옷, 양말, 실내화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한 번 정도는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기기를 지속적으로 돌리는 것이야말로 실내공기를 건조하게 만드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창문을 열어두면 습도가 조절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나 먼지 등으로 탁해진 실내공기를 내보낼 수도 있어 여러모로 피부에 도움이 된다. 만약 미세먼지와 같은 이유로 환기가 어렵다면 가습기를 활용해 습도를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피부가 건조해진 것을 느낀 뒤 가장 먼저 기초화장품을 바꾼다. 그러나 이는 피부가 건조해진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한 처사다. 올겨울을 정말 촉촉한 피부로 나고자 한다면 화장품이 아닌, 생활환경을 바꿔보기를 권한다.

플러스미피부과 박준수 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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