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을 건드리는 주요한 매개체인 음악이 얼마나 다양한 감정을 자극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newstoday)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유시버클리대 과학자들이 미국과 중국인 2500여 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준 뒤, 그에 대한 감정 반응을 분석한 결과, 음악이 일으키는 감정 범주는 대략 13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분류한 13가지 감정은 즐거움(재미), 짜증(불쾌), 불안(걱정), 아름다움, 평안(이완), 몽환, 활력, 관능, 반항(분노), 기쁨, 슬픔(우울), 두려움, 승리(들뜸)다.

연구진은 우선 미국인 1591명, 중국인 1258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고, 이들에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집한 2168곡의 음악을 들려줬다. 포크, 재즈에서 클래식은 물론 행진 밴드곡, 실험적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각기 40가지의 샘플 음악을 들려준 뒤, 연구진이 제시한 28가지의 감정 범주 중에서 자신이 느끼는 것을 고르도록 했다. 그리고 그 감정의 강도를 점수로 매기도록 했다. 답변을 분석한 결과, 참가자들이 음악을 듣고 느끼는 감정은 13가지로 요약됐다.

예컨대 1980년대 록밴드 더 클래쉬(The Clash)의 ‘락 더 카스바(Rock the Casbah)’, 클래식 바로크음악의 명곡이라 할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는 활력을 불어넣었다. 미국의 앨 그린(Al Green)의 출세곡인 1971년 ’렛츠 스테이 투게더(Let's Stay Together)‘는 관능을 자극했다. 하와이 출신 음악가 이즈라엘 카마카위올레(Israel Kamakawiwo'ole')의 대표곡 ’Somewhere Over the Rainbow(섬웨어 오버 더 레인보우)‘는 기쁨의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 헤비메탈 음악은 반항심을 자극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고전 공포영화 ’사이코‘에서 그 유명한 샤워 장면의 배경 음악으로 쓰인 버나드 허먼(Bernard Herrmann)의 ’더 머더(The Murder)‘는 제목답게 공포심을 유발했다. 느린 바이올린 연주곡은 슬픈 감정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2단계로 두 나라 사람들이 같은 음악에 대해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도 진행했다. 여기엔 미국인과 중국인 1천여 명이 참가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서구와 중국의 전통 음악 300여 곡을 들려줬다. 그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각각의 음악은 참가자의 문화권과 상관없이 비슷한 감정을 일으켰고 이 역시 13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앨런 코웬 연구원은 “음악은 보편 언어임에도 우리는 평소 음악이 뭘 이야기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라며, “음악이 얼마나 다양하고 미묘한 감정을 어떻게 일으키는지를 이해하는지, 그 비밀을 푸는 커다란 첫 발걸음을 떼고 싶었다”라고 이번 연구의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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