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소비하는 고기의 양은 연간 43㎏가량이었다. 치맥, 곱창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계속해서 타오르는 지금, 한국인은 아마 이보다 훨씬 많은 고기를 섭취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고기 사랑,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 이미 한국인의 대다수는 현재 비만과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과 싸우고 있다.

육류를 아예 섭취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적당량의 고기는 어린이들에게는 성장 동력이고 성인에게는 에너지원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무분별한 고기 섭취가 불러올지 모르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이다. 육류에 많이 들어 있는 포화지방이 나쁜 콜레스테롤의 분해를 방해, 동맥경화증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고기만 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트랜스지방과 탄수화물 및 당류 과잉 섭취, 과식·폭식,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식사량이 일정하지 않은 불규칙한 식습관, 흡연, 운동 부족, 비만도 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한 번 높아진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방법은 없을까? 다행히 일상생활 속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도 얼마든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화할 수 있다.

먼저, 당장 오늘 저녁부터라도 가볍고 담백한 식사를 해보도록 하자. 부쩍 인기가 높아진 막창과 곱창, 돼지고기 부위 중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 튀김, 탄산음료, 주스, 케이크를 먹는 횟수를 줄이고 양파, 두부, 꽁치, 현미밥, 미역국, 과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차린 한식으로 한 끼를 먹는 것이 좋다. 앞서 언급한 음식들은 혈관을 정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바 있다.

폭식도 좋지 않지만 식사 시간 또는 식사량이 불규칙한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를 하느라 이틀에 한 번씩 저녁 식사를 생략하거나 식사 시간이 들쭉날쭉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위험이 크다.

저녁식사를 마치자마자 소파에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 역시 혈관 건강을 위해 멈춰야 한다. 신체 활동량이 부족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은 증가하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 수면시간이 불규칙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치솟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경우에는 콜레스테롤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혈압과 혈당 모두 높아질 우려가 있으므로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숙면에 방해가 되는 요인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 했던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지금 당장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이를 방치하면 눈 깜짝할 새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커다란 문제로 불어나 있을 것이다. 조금 귀찮더라도 우리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생활습관을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

대전서울하정외과 박종덕 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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