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수면패턴은 성인의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질 낮은 수면 및 수면 부족이 만성피로와 노화를 유발하고 장기화할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비하면 지금까지 아기의 수면의 질에 대한 논의는 그리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새벽녘에 잘 깨는 것이 다반사이며, 잘 자다가도 깨서 우는 것이 아기의 특징이라고 알려졌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호주에서 아기의 불안정한 수면패턴이 유년시절의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씨엔엔(CNN)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 소재 머독 아동연구소가 1,507명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심각한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머독 아동연구소의 앨런 쿡 박사는 “태어난 지 3개월 정도 된 아기들이 잠을 자다가 자주 깨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그중 19%는 심각한 수면 문제를 가지고 있다”라며, “이 아이들은 생후 12개월까지 밤중에 세 번 이상 깨며, 잠자리에 들기까지 최대 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온라인 대면 면접을 통해 태어난 지 각각 3개월, 6개월, 9개월, 12개월 된 아기들의 수면 패턴을 데이터화한 뒤, 아이들이 4살과 10살이 되었을 때 불안과 정신 건강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의학 설문지를 배부했다. 그 결과, 실험에 참여한 유아 중 절반 이상(56%)은 수면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19.5%는 지속적으로 심각한 수면 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며, 19.5%에 해당한 아이들이 4살이 되었을 때 정서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세 배, 10살이 되었을 때는 정서 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두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앨런 쿡 박사는 “이 연구로 인해 잠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의 부모가 놀라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며, “심각한 수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정신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디 민델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수면센터 부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이 연구 결과가 아이들의 정서 문제를 해결할 초기 지표가 되어 유아들의 숙면을 도울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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