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00㎎이다. 소금의 양으로 계산하면 티스푼으로 한 숟가락, 즉 5g 정도다. 그러나 보통은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나트륨을 섭취하는데, 일반적으로 고염식은 혈압을 높이고 비만을 부르며, 신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해외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고염식이 면역 체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는 25일(현지 시간) 독일 본 대학 실험 면역학 연구소의 크리스티안 커츠(Christian Kurts) 박사가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를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저널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찬 커츠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과도한 소금 섭취가 면역계의 중요한 부분을 상당히 약화시킨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연구”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일부 연구 결과에서는 염분을 많이 섭취했을 때 신체의 회복력이 더욱 활발한 사실을 바탕으로 염분이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우리의 신체는 염분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피부를 제외한 다른 장기에서는 염분의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은 생물학적 과정의 손실을 부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커츠 박사의 연구팀이 시행한 실험 결과로도 확인된 바 있다. 연구팀이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된 생쥐에게 고염분 먹이를 주자 지라와 간의 세균이 적게는 100배, 많게는 1000배까지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고염식을 먹은 실험쥐의 요로감염 치료 속도가 더욱 더딘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신장에는 염분을 소변으로 배출하도록 활성화하는 센서가 있는데, 면역계가 약해지면 이 센서가 망가지게 된다”라면서 “이 센서가 글루코코티코이드(부신 피질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체내 축적을 유도하면 면역과 관련이 있는 과립 백혈구 기능이 억제된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도 진행했다. 매일같이 6g의 소금을 섭취했던 지원자는 일주일 뒤 과립 백혈구의 공격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커츠 박사는 “소금 섭취가 면역 결핍으로 이어지는 데 관여하는 복잡한 제어 회로를 발견하려면 유기체 전체를 연구해야 한다”며 세포 배양 실험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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