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호주, 미국, 러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의 원인은 다름 아닌 뜨거워진 지구의 몸부림으로 인한 것이었으며, 세계 각국에서는 전에 없던 폭염과 태풍 등이 발생하면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이렇듯 지구온난화는 화재, 폭염, 태풍 피해를 받은 이들에게 경제적,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피해를 가져왔다. 최근 몇 년 간 대형 화재, 장기 가뭄, 허리케인,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와 인간의 정신 건강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그러한 자연재해가 실제로 우울증과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약물남용과 같은 문제를 증폭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오르는 것 자체가 인간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데이(Healthday)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애선스 조지아대학교(University of Georgia)의 멍야오 리(Mengyao Li) 박사는 기온이 올라가면 스트레스 지수도 같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1993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정부의 건강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30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화씨 60~70도(섭씨 15~21도)의 편안한 온도 범위와 비교했을 때 화씨 80도(섭씨 26.6도) 이상의 온도가 10일 이상 지속되면 정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멍야오 리 박사는 연구 결과에 대해 “물론 개인의 열 스트레스 취약 여부 차이가 있을 테지만, 넓게 보면 지구온난화는 결국 사람의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며,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은 기온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우려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하이오주 우스터 대학 심리학과 수전 클레이턴 교수는 더운 날씨와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더위를 느끼면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충분히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데, 이러한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예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잠을 충분히 자고 충분히 운동하는 것이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PLOS ONE> 저널 3월 25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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