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기지국 방화, 대형마트 사재기 해프닝이 벌어진 이유는?

영국을 중심으로 ‘5G 이동통신 기지국이 코로나19를 전파한다’는 음모론이 번지면서 실제로 영국 리버풀과 버밍엄 기지국 철탑에 방화가 발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의료계 관계자들은 5G가 코로나19를 전파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신빙성이 없다고 음모론을 일축했고, 씨엔엔(CNN)은 수많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플랫폼들이 코로나19를 둘러싸고 생산되고 있는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슷하게는 미국, 호주, 유럽 지역에서 휴지와 씨리얼 등 생필품이 동난 상황을 예로 들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물품이 부족해진 이유는 공황 구매(panic buying)로 인한 것이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문제 때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전문가의 조언을 뒤로하고 마트로 달려가기 급급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가짜 정보가 계속해서 생산되고 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이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Forbs)지의 보도에 따르면 인간은 감정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사실보다는 사소한 일화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텍사스 대학,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레바논 아메리칸 대학의 공동 연구팀은 61개의 의사결정 관련 연구를 참고하여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유형의 정보가 선호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은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선호했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 특히 의료와 관련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에는 사실에 입각한 정보보다 개인의 일화에 더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스테이시 프렐링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의료 비상사태의 상황에서 두드러졌다”라며, “이는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대해 염려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프렐링 교수의 연구팀은 “사람들이 어쩌면 정부나 전문가의 공식적인 조언보다 더 정확한 내부 정보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심리학자 수잔 로프 역시 “이런 시기에는 정부가 전달하는 사실보다 이러한 정보가 더욱 신빙성이 높다고 여겨지곤 한다”며, “이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좀 더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음모론이 실제 방화 사건으로, 사재기 행렬로 공황상태가 빚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주어진 정보를 사실에 입각하여 분별하려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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