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없는 틈을 타 고양이들이 집안을 초토화로 만드는 이유 밝혀져

앞으로는 고양이가 화장지를 찢거나 소파 위에서 소변을 보는 것을 ‘알 수 없는 주인님 마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고양이의 행동은 주인의 부재로 인한 분리불안 증상이다.

지금까지 강아지는 주인과 떨어져 있을 때 분리불안 증상을 보일 수 있는 반면,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독립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분리불안을 겪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집고양이들도 주인과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고양이의 분리불안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씨엔엔(cnn.com)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이드 드 포라 연방대학의 동물학 연구팀은 집에서 고양이를 기르는 130명의 보호자에게 설문지를 배포, 고양이의 행동 및 생활환경에 대해 질문했다. 관찰 연구에 동원된 고양이는 223마리 정도였다.

앨린 크리스티나 산탄나 동물학 교수는 “지금까지 집고양이는 보호자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들이 주인과 동떨어졌을 때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음이 밝혀졌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고양이의 보호자들은 그들이 집을 비웠을 때 고양이들이 보인 행동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이웃의 신고나 배설물, 소변, 부서진 물체 등 고양이들의 흔적에 근거해 성실하게 답변했다.

그 결과, 223마리 가운데 67%가 파괴적인 행동을 보였고, 그다음으로는 과도한 발성, 부적절한 장소에서의 대소변, 우울증, 공격성, 불안과 같은 증상을 보였다. 또한, 행동장애를 보인 고양이는 주로 주인의 나이가 18세~35세인 가정, 1인 가정, 장난감이 없는 가정에서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들은 “일 때문에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보호자와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들은 괴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은퇴한 이들은 오랫동안 집에 머무른다는 점에서 훌륭한 집사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분석에 따르면 고양이는 이미 적응한 환경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젊은 집사들은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분리불안을 해소할 목적으로 고양이를 한 마리 더 들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는 강아지와는 달리 합사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리한 합사는 오히려 고양이 두 마리에게 분리불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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