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발병률, 남성의 9배…40대이후 주로 발생

  • 입 마름·안구 건조 등 증상…성인 충치도 생겨
  • 치료 및 예방법 사실상 없어 조기 진단이 중요

여자 테니스계 살아있는 전설인 비너스 윌리엄스(40). 비너스 윌리엄스는 지난 20년 동안 테니스 통산 그랜드슬램 대회에 85번 출전해 최다 출전기록을 갖고 있다. 그녀는 14번 결승에 진출, 절반인 7회 우승을 차지해 명실상부한 테니스계 '여제'로 불린다.

쌍둥이 동생인 세레나 윌리엄스 역시 통산 그랜드슬램 대회 74번 출전해 23차례 그랜드슬램 챔피언에 올랐다. 말 그대로 2000년대는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가 세계 여자 테니스계를 호령하던 시기였다.

그런 비너스 윌리엄스가 지난 2011년 US오픈 테니스선수권대회 도중 돌연 경기를 포기했다. 이유는 '쇼그렌증후군(Sjogren's syndrome)' 투병 때문이었다.

▶쇼그렌증후군 여성 발생률, 남성보다 9배 많아…40대 이후 주로 발병

'테니스 여제'를 무릎꿇게 한 쇼그렌증후군은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침범해 침과 눈물 분비를 감소시키고 구강 건조·안구 건조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인체 면역 체계에 문제가 생기는 질병으로,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건강한 세포들을 해로운 물질들이라고 잘못 판단해 자기 몸의 장기나 기관을 공격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아군과 적군을 구분 못하고 모두 공격을 하는 것이다. 국내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약 30만~50만명으로 추정되며 발병률은 연간 10만명 당 2.3명 정도인 희귀질환이다.

쇼그렌증후군은 일반적으로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여성이 남성보다 9배 정도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쇼그렌환자추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쇼그렌증후군으로 요양기관을 찾은 환자는 2014년 1만5648명, 2015년 1만7634명, 2016년 1만8561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입 마름·안구 건조 등 증상…성인임에도 충치 발생 하기도

쇼그렌증후군의 가장 흔한 안과 증상으로는 눈물이 부족해서 눈이 뻑뻑하고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호소하며, 이로 인해 건성 각결막염이 생기기도 한다.

침이 부족하게 되면 건빵과 같은 마른 음식을 먹기 힘들거나 말을 오래하기 어렵고,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치아 우식증(충치)이 발생해 치과를 방문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물샘과 침샘뿐 아니라 다른 외분비샘의 기능도 떨어진다. 또한 인후부 건조로 인한 음성 변화, 피부 건조로 인한 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생식기의 분비량 감소로 성교 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외분비샘외 침범으로 인해 관절염, 간질폐질환, 췌장염, 간질성 신염, 사구체 신염, 림프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찬희 교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찬희 교수는 "구강 건조나 안구 건조가 모두 다 쇼그렌증후군에 의한 것은 아닐 수 있다"며 "당뇨나 우울제 약제, 바이러스 감염이나 침샘기형 등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해서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생원인 규명안돼 치료 및 예방법 사실상 없어…조기진단 중요

쇼그렌증후군의 원인 및 발생과정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의학계는 유전적 요소, 호르몬, 세균, 바이러스 감염, 자가 항체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쇼그렌증후군의 진단은 각종 증상에 대한 문진 이후 영상·혈액·조직 검사 등 정밀검사를 통해 내려진다.

쇼그렌증후군을 예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구강 및 안구 건조가 발생할 시 병원을 방문해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완벽한 치료방법이 없어 꾸준한 약물 치료가 유일하다.

건조증상(외분비샘 침범)에 대한 치료는 건조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가급적 피하고, 인공눈물이나 인공 침 등을 사용해 건조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또한 눈물과 침이 잘 분비되도록 하는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관절염 등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 항말라리아제 등을 사용 할 수 있으며, 폐 등이 침범되는 경우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나 면역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찬희 교수는 "쇼그렌증후군은 아직 생소한 질환이다. 안구건조나 구강건조 증상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눈이 건조하거나 입이 마르면 그 때마다 인공눈물을 사용하거나 물을 마시며 견디다 증상이 심해진 뒤에야 류마티스내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환자들 중에는 건조 증상으로 인한 눈과 구강의 변화가 많이 진행되어 일반적인 치료로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안구건조나 구강건조가 잘 호전되지 않는 경우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료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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