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피부 키워드는 아무래도 ‘진정’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아도 일교차가 큰 계절에는 낮밤으로 급변하는 기온과 건조한 공기의 영향으로 피부 컨디션이 무너지기 쉬운데 최근 코로나19로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피부를 잔뜩 예민한 상태로 만들어 두었기 때문이다.

예민해진 피부는 좁쌀 여드름, 화농성 여드름, 홍조, 가려움, 따가움 등 다양한 신호로 현재 컨디션을 어필한다. 이론대로라면 이 신호를 감지해 피부 트러블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잠재울 방법을 찾으면 되겠지만, 피부가 예민해진 원인을 파악한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므로 봄철 피부를 예민한 상태로 만드는 대표적인 요인들을 하나씩 짚으면서 범위를 좁혀볼 필요가 있다. 먼저 생각해볼 것은 건조함이다. 피부는 겨울철에 가장 건조함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건조함이라면 환절기인 봄과 가을도 못지않다. 전문가에 따르면 일 년 중 가장 습도가 낮은 달이 4월이라고 하니,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피부에게는 가장 힘겨운 계절일지도 모르겠다. 당분간은 가습기와 젖은 수건으로 실내 습도를 조절하고 틈틈이 물을 마시는 습관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앞서 잠깐 언급한 마스크 역시 피부를 예민하게 만든다. 입김으로 인해 밀폐된 마스크 내부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피지 분비량이 늘어나 뾰루지가 발생할 수도 있고, 피부에 마스크가 반복적으로 닿는 것이 원인이 되어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접촉성 피부염은 외부 물질과의 접촉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염을 말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부위를 따라 따갑고 간지러우며, 피부가 붉어지거나 물집이 생긴 경우에 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평소 피부가 많이 민감했던 이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특정 마스크 필터에 위와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으므로, 의심스러운 증상이 나타났다면 곧바로 병·의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찬바람은 피부장벽을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 피부장벽은 피부의 보호막 기능을 하는 가장 바깥 부분을 말하는데, 이 부분이 견고하지 못할 경우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예민해지며, 한 번 손상된 피부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다. 이럴 때는 건조함 때문에 각질이 생기더라도 무리하게 벗겨내려 하지 말고 보습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세라마이드와 판테놀은 피부장벽을 견고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보습 성분이므로 보습제를 선택할 때 이 점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봄철 피부 컨디션을 뚝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이러한 것들이 있다. 그러나 이 밖에 다른 원인으로 트러블이 발생한 경우, 혼자의 힘으로는 예민해진 피부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경우라면 지체 없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플러스미피부과 박준수 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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