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락다운(이동 제한) 조치를 취한 이래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전국에 400여 개의 보호소와 협력하고 있는 미국 휴먼 소사이어티 CEO 키티 블록에 따르면 요즘과 같이 반려동물 입양 건수가 많았던 적이 없다.

에이에프피(AFP) 통신과의 인터뷰에 응한 한 샌디에이고 시민은 “최근 지역 보호소에서 핏불 한 마리를 입양했다”라며, “락다운으로 온 가족이 집에 머물게 되면서 오랫동안 바랐던 강아지 입양을 실행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비단 샌디에이고만의 일은 아니다.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콜로라도 등 사실상 전국의 보호소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5년 동안 유기견을 구조해 온 셰리 프랭클린은 “지난 3월 락다운 명령이 내려질 당시 86마리의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었는데, 48시간 만에 모두 위탁가정으로 옮겨 갔다”라고 이야기했다.

동물들이 좁은 철창 안에서 불편하게 지내는 것보다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이 지역 보호소에 있는 개, 고양이, 토끼, 기니피그, 닭 등을 입양하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점차 락다운 조치를 완화되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사람들이 직장으로 돌아가고 난 뒤의 일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유에스에이투데이(USA TODAY)에 따르면 짐 테드포드 미국 동물복지 진흥협회장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유기 동물 구조대 4Paws를 운영하고 있는 바바라 랍슨은 반대로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난 이후에 유기 동물이 급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중국에서는 반려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긴다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수많은 반려견과 반려묘가 버려지거나 죽은 채로 발견된 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사람들이 직장으로 돌아가면 반려동물을 보살피기 위한 수입이 생기므로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유기 동물이 발생할 가능성을 지적한 만큼, 염려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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