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뼈 부위 퇴행성 변화로 발병…국내 유병률 약 5% 추정

  • 팔과 다리 움직임 부자연…뇌졸중·목 디스크 등으로 오인
  • 수술 치료가 유일…숙이는 동작과 엎드린 수면자세 피해야

개그맨 홍록기는 과거 '경추 척수증'을 앓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홍록기는 지난 2월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고등학교 재학시절 경추 척수증을 앓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고교 1년을 쉬었다는 그는 "그 때는 정확한 병명도 없었다"면서 "턱에 30㎏짜리 추를 달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목뼈 부위 '퇴행성 변화' 원인…손과 팔 근력 저하 생겨

아직까지 생소한 질환인 경추척수증은 말 그대로 중추신경의 일부분인 척수 신경이 압박받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목뼈 속을 지나는 중추신경인 척수가 지나는 통로를 척수관이라고 하는데, 퇴행성으로 인해 척수관이 좁아져 척수를 압박하는 질환을 경추척수증이라고 한다.

경추척수증은 뇌에서 팔, 다리로 가는 신경다발이 압박을 받기 때문에 손과 하지의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손과 팔의 근력 저하인데, 손에 힘이 더해지지 않아 젓가락질이나 단추 채우기 등이 어려워진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빠르게 하지 못한다면 경추척수증으로 인한 마비가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중풍으로 마비되는 것처럼 손이 둔해지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환자는 마비가 오면 뇌에 이상이 생겨 뇌경색 또는 뇌졸중 같은 뇌혈관에 문제가 생긴 줄 알지만, 경추척수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척수증이 생기는 원인은 목뼈 부위의 퇴행성 변화다. 노화에 의해 척수강 주위의 인대나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관절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선천적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은 환자에서 잘 발생되며 이런 환자에서 척추관 쪽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큰 골극(퇴행성 변화에 의해 생기는 뼈)이 생기거나 심한 목 디스크(추간판 중앙 탈출)일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외상이나 종양, 유전적 원인도 연구되고 있다.

경추척수증에 대한 정확한 국내 유병률 통계는 없다. 다만 척수증의 한 원인인 후종인대골화증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5% 내외로 추정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뇌졸중·목 디스크 등으로 오인…서둘러 수술받아야 후유증 적어

발병 초기에는 목과 어깨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고 팔을 움직이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목 디스크 초기 증상과 매우 비슷해 경추 척수증 환자들이 목 디스크가 발병한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경추척수증의 진단을 받으면 서둘러 치료를 해야 한다. 자칫 신경이 손상되면 언제 회복될지 예측할 수 없어 수술을 해도 최소 6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회복되거나 영구적인 증상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이 눌려 몸의 마비가 진행되는 경추척수증의 경우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또한 척수증은 일반적인 경추나 척추 질환과는 달리 증상이 발병하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는 효과를 보기 힘들고, 오직 수술을 통해서만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동탄시티병원 척추센터 임상윤 원장

목동힘찬병원 윤기성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갑작스러운 마비와 두통, 구토 등이 나타나는 뇌졸중과 달리 경추척수증은 서서히 몸의 움직임이 둔해진다"면서 "신경이 눌려 몸의 마비가 진행되는 경추척수증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탄시티병원 척추센터 임상윤 원장은 "경추척수증은 디스크 돌출 등의 원인으로 척수가 지나가는 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서서히 진행되고 증상이 뇌졸중과 비슷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에 바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며 "자연 치료가 되지 않고 마비가 진행되기 때문에 심할 경우 하반신 마비 등으로 걸음을 걷지 못할 수 있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RI·CT 촬영 등으로 진단…예방위해 고개 숙이는 동작 피해야

경추척수증의 진단은 면밀한 문진과 세밀한 이학적 검사뿐만 아니라 자기공명영상 촬영(MRI) 또는 척수강내 조영증강 CT를 통해 이뤄진다. 수술적 치료로는 경부 MRI 검사상 1~2분절에만 이상이 있는 경우엔 경추 앞쪽을 통해 감압술 및 척추 유합술을 시행할 수 있다.

여러 분절에 걸쳐 이상 소견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후궁 절제술 또는 후궁 성형술을 통해 척수신경 감압을 하게 된다. 임상윤 원장은 "수술은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경추의 위치 및 범위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지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가 넓지 않을 경우 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을 제거하고 압박 범위가 넓으면 목 뒤쪽으로 신경관을 넓혀주는 시술을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척수증의 예방은 척추 변성이 가중될 수 있는 일상생활이나 작업 중 나쁜 자세를 피하고 반복적인 외상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트레스도 목이나 어깨의 근육 긴장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목의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반신욕 등으로 근육 긴장을 감소시키며 목 주위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임상윤 원장은 "예방을 위해 고개 숙이는 동작을 피하고 평소 목과 어깨의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잠을 잘 때는 엎드려 자는 자세는 삼가고 높이가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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