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낭줄기세포를 활성화시켜 새로운 모발 성장에 영향

흔히 공포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거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이 때 피부에 발생하는 증상은 마치 닭이 가지고 있는 피부와 유사해보이기에 '닭살이 돋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신체적으로 나타는 여러 가지 해부학적 특징 중 이상한 현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살롱(SALON)에 따르면 과학저널 'Cell'에 실린 기사에서 국립대만대의 연구 지도자인 야치허 슈 박사와 성잔 린 박사가 닭살이 돋는 현상이 신체의 모발 성장 능력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닭살이 돋는 현상은 모낭줄기세포를 교감신경에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는 근육이 수축했을 때 유발된다. 이는 포유류가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가진 신체적인 특성으로, 위험하거나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는 상황에서 교감신경계가 항진되어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추울 때 역시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닭살이 돋게 되는데, 교감신경이 근육을 수축시켜 닭살이 돋도록 만드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연구원들은 이 과정에서 모낭줄기세포가 자극되어 활성화되고, 궁극적으로 새 모발이 성장하는데 기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가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꽤 반가운 소식으로 들릴 것이다. 그렇다면 나 끊임없이 춥거나 공포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닭살이 돋게 만들면 탈모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탈모의 해결책이 될만큼 머리에 닭살이 돋기는 힘들다. 

연구진은 "닭살이 돋는 현상은 모낭, 연체동맥근(APM), 교감신경의 일치된 작용을 필요로 한다"며 "모낭줄기세포(HFSC) 활동을 조절하기 위해 '엽근근육'과 교감신경이 이중성분 틈새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고해상도의 전자 현미경을 이용하여 피부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머리카락이 곤두서게 해 추위에 반응하는 교감신경이 모낭의 줄기세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슈 박사는 "우리는 신경과 줄기세포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초미세 구조 수준에서 볼 수 있었다"며 "뉴런은 다른 뉴런이나 시냅스를 가진 근육과 같이 흥분성 세포를 조절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는 그 것들이 상피줄기세포와 유사한 시냅스 같은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닭살 돋는 현상이 이전에는 특정 목적이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필수적인 생물학적 기능과 관련이 없는 해부학적 이상 현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생물학적 역할을 계속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더불어 연구진은 찰스 다윈의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The Expression of the Emotions in Man and Animals)"의 내용을 인용하며 "털, 깃털, 가시가 서는 것은 체온조절, 구애, 공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동물 왕국 전반에 걸친 진화적 성공에 필수적인 특징"이라고 쓰고 있다. '엽수근'과 '모낭줄기세포' 사이의 해부학적 연결은 포유류에 걸쳐 보존되어 있어 소름을 넘어 이 해부학적 연결을 보존할 수 있는 진화적 이점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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