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종양을 내시경초음파 시술만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면서, 수술 없이도 종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의 서동완 교수팀은 2010년 (주)스타메드와 함께 내시경초음파에 삽입할 수 있는 고주파 탐침(probe)을 공동연구 개발하고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후, 다년간의 연구 끝에 이를 적용한 고주파 시술로 췌장 종양 제거가 가능한 치료법을 개발했다.

췌장에 발생하는 종양은 췌장암만큼 위험하지는 않지만 방치하면 크게 성장하여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고, 악성화되어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그동안은 췌장에 종양이 발견되면 대부분은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치료를 진행했다.

그러나 수술을 통해 췌장 일부를 절제할 경우 자칫 췌장이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유발할 수 있는데, 혈당조절 기능이 저하되고 소화 기능에도 장애가 생기는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또 당뇨병과 같이 무서운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 이처럼 수술로 췌장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은 환자의 부담이 큰 치료 방법이다.

이와 달리, 내시경초음파를 이용한 시술은 췌장을 절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췌장 기능에 별 이상이 없을뿐더러, 수술로 인한 각종 합병증도 예방 가능하다. 또,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회복 기간도 짧아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내시경초음파 시술을 이용한 췌장 종양 치료법을 개발한 서동완 교수팀은 국내 처음으로 고주파 탐침을 이용해 췌장 종양을 치료하는 시술을 시도했는데, 약 13개월 동안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신경내분비 종양 환자와 가성유두상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초음파 치료와 추척 관찰을 진행, 이를 통해 70% 환자가 종양이 없어지는 효과를 본 것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나머지 30% 환자 역시 종양의 크기가 눈에 띄게 작아진 것을 관찰했다.

서 교수는 앞으로도 내시경초음파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더욱 많은 췌장 종양 환자들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로 손꼽히는 ‘유럽소화기내과학회지(endoscopy, IF=6.629)’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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