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체내에 남아있다 면역력이 약한 틈을 타 발생하는 대상포진은 견디기 힘든 통증을 가져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종종 사람들은 대상포진이 스트레스가 원인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과연 그럴까?

헬스센트럴(healthcentral)이 전한 소식에 의하면 스트레스가 대상포진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보통 이를 예방하기 위해 12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백신을 접종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효과는 점차적으로 감소하는데, 이때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잠재되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발현되면 고통스러운 대상포진이 찾아오게 된다.

즉, 대상포진은 스트레스가 유발하는 것이 아닌 세월이 흐르면서 바이러스, 곰팡이, 박테리아 등과 같은 물질에 대한 면역반응이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신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말라 샤피로 교수는 "코티솔 분비가 활발해지면 염증 수치가 높아지고 이는 곧 감염과 싸우는 백혈구인 림프구를 억제한다"며 "림프구 수치가 낮을수록 감기나 수두바이러스에 더 취약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피부과 조교수 겸 팔로알토재단 메디컬피부과 상담소장인 제니 무라세 박사는 "수두바이러스는 신체 내에 숨어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현되어 염증을 일으키고 피부까지 침투해 대상포진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의 위험요인에 대한 88개 연구 분석에 따르면 에이즈 면역억제, 암 치료법 외에도 심리적 스트레스가 포함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임상 신경과학 혁신에 발표된 20개 연구의 초기 리뷰에는 스트레스가 대상포진 유발에 기여하는 것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기도 했다.

2018년 일본 연구진들은 정신사회적 요인과 대상포진, 후두신경통과의 관계를 조사했다. 이는 미국 역학저널에 게재되었는데, 3년 동안 50세~103세 남녀 12,522명을 추적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수준을 극도로 높음, 높음, 중간 또는 낮음으로 표시하고 삶의 목적의식을 설명했을 뿐만 아니라 일과 생활 환경의 변화, 인간관계의 변화, 경제 문제에 대한 고민 등 지난 1년 내 부정적인 삶의 사건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그 결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은 남성은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이 2배 높았다. 특히 직장, 생활환경, 관계의 변화 등 부정적인 인생사건을 경험한 여성은 대상포진후신경통 위험이 2~3배 높았다. 반대로 대상포진의 위험성은 높은 삶의 목적의식을 가진 남성과 여성이 60% 정도 낮았다.

그러나 모든 연구가 스트레스가 대상포진의 원인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2015년 애틀랜타에서 진행된 한 연구는 배우자의 심각한 사망이나 질병을 경험한 약 4만 명의 개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37만 명만에게만 대상포진이 발병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통계적 가능성만을 근거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대상포진을 유발한다는 것은 '불확실 하다'고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RJ 파센마이어 임상면역학 센터의 책임자인 레너드 칼라브레스는 "여러 가지 형태의 스트레스는 우울증, 외로움, 정신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특히나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면역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명상, 요가를 하거나 질 좋은 수면, 건강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 과음을 하지 않는 것들이 모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이들을 실천하길 권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상포진은 50세 이상이면 예방 접종을 통해 미리미리 예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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