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울하정외과 최승준 원장

올 여름만큼 다사다난했던 계절이 있을까?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이 심한 폭염이 올 것이라는 예측 때문에 무더위에 대한 대비만 했지만, 실제로 우리 곁에 찾아온 것은 끝없이 내리는 소나기로 인한 홍수와 태풍이었다. 설상가상 작년 겨울부터 시작된 코로나19도 확산이 지속되면서 2020년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이었다. 다행히도 9월 중순이 지나면서 선선한 날씨가 시작되었고, 지겨운 소나기와 태풍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 온전히 무더위로부터 벗어난 것은 아니다. 태양이 가장 높이 떠오르는 한낮에는 얇은 옷을 입고 있어도 덥기 때문인데, 이렇게 일교차가 심하게 벌어지는 환절기가 되면 완전히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보다 더 주의해야 한다. 우리의 몸이 기온차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면서 면역체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지정맥류 환자라면 더욱 유의하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에서 혈류를 조절해주는 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다리에 고인 혈액은 혈관의 탄력을 저하시키고 확장되게 만들면서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심한 부종, 중압감, 통증, 그리고 혈관 돌출이다. 

그 중에서도 혈관이 피부 겉으로 튀어나오는 증상은 각선미까지 망치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게다가 진행성 질환인 하지정맥류는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다리 피부가 착색되면서 피부염, 궤양, 괴사 등에 이를 수 있는 만큼 가급적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는 보통 높은 기온 때문에 혈관이 확장되기 쉬운 여름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초기 증상이 보일 때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환절기에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정맥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돼 탄력이 더 저하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하지정맥류로 의심되는 증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내원하여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사우나, 목욕 등을 즐기는 이들이 많은데, 이 역시 정맥을 확장시킬 수 있으니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 외출을 할 때는 추워질 것을 대비해 가디건을 챙기고 짧은 바지나 치마보다는 긴 바지 등을 착용해 하체를 보호하도록 한다. 

또, 하지정맥류가 있다면 가급적 미온수로 샤워를 하도록 하고, 찬 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다. 씻은 후에는 보습크림을 사용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 건조한 피부는 하지정맥류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혈관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너무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혹시라도 다리에 피로가 쌓였다면 다리 스트레칭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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