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세병원 조상현 병원장

본격적인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이기에 이맘때만 되면 해외 혹은 국내 여행을 떠나거나 나들이를 가는 등 야외 활동을 하는 경우가 증가하게 된다. 다만, 올해는 계속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오랜 실내 생활은 사람들을 지치게 할 뿐인데, 특히 인내심이 적고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더욱 큰 고통이 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바깥에서 뛰어 놀기 좋은 날씨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더 답답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녀들만큼은 마스크 착용 등 안전수칙만 잘 지키면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가정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꼼꼼하게 안전수칙에 대해 가르쳐도 돌발 상황은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어린 아이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주의력이 낮고 시야도 좁아 외상 사고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회복력이 빠르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어린이외상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치유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아주 가벼운 상처라면 특별한 조치 없이도 금방 나을 수 있지만 근육, 뼈 등이 보일 정도로 상처가 크거나 얼굴에 상처가 생긴 경우라면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들의 피부는 성인에 비해 약한 편이기에 똑같은 충격에도 상처가 큰 경우가 많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어린이외상의 골든타임은 8시간 정도로, 이 안에 병원으로 발걸음 하여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흉터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고, 이렇게 어린이외상으로 인해 생긴 흉터는 그 당시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까지 외모적인 콤플렉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발 빠르게 응급처치를 하고 내원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린이외상 응급처치는 우선 흐르는 물에 상처가 생긴 부위를 대어 이물질 등이 제거될 수 있도록 가볍게 씻어낸 후 깨끗한 거즈 혹은 손수건으로 지혈을 한다. 충분히 지혈이 되었다면 소독을 해야 하는데, 이 때 과산화수소나 알코올이 아닌 베타딘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독약이 잘 말랐다면 다시 깨끗한 거즈로 덮어서 붕대나 테이프로 고정하고 빠르게 병원을 찾도록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어린이외상이 많이 발생하는 가을이 찾아왔다.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보호자라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는 어린이외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아이들에게 안전수칙 등을 가르치는 것이 좋다. 또, 이미 아이가 외상 사고에 노출되어 상처가 생겼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도움을 받는 것이 성공적인 치료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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