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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의 모든 뉴스가 나쁜 뉴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경제적으로도 좋지 않고, 치명적인 코로나19가 유행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기후변화로 촉발된 산불 등의 자연재해 또한 우리가 사는 환경을 황폐화시키고 있으며, 정치로 인한 혼란은 여전히 존재하며, 인종, 문화, 경제적 불평등은 여전히 극명하고 분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엘리멘탈 미디엄(Elemental medium)의 보도에 따르면 닐슨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셜 미디어 이용이 증가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최고조에 달했을 때에 주간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약 10억 시간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미루어봤을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는 더 많은 미디어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종종 우리가 더 우울한 뉴스를 접하고, 보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뉴욕 타임즈의 기술 칼럼니스트 케빈 루즈도 지난 3월에 이러한 현상을 ‘덤서핑(Doomsurfing)’이라 부른 바 있다.

종합하자면, 이것은 위험한 현상일 수 있다. 텔레비전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나쁜 뉴스를 너무 많이 소비하는 것은 해로울 수 있는데, 한 연구에서는 이것이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나쁘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록산 코헨 실버’는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부정적인 뉴스에 노출되는 효과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실버는 “테러 이후 첫 주에 텔레비전에 더 많이 노출됐던 사람들이 그 여파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시작과 동시에 실버와 동료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한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9.11 테러 때와 비슷할 것이라 예측하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하지만 사실, 실버는 현재가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은 20년 전과 지금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디어 지형이 바뀐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실버는 “전염병이 만성적이고 서서히 전개되는 재앙이라는 것이 문제다. 이것은 전개되고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9.11 테러 때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얼마나 더 나빠질지는 알 수 없지만,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계속 뉴스를 읽는 것은 일종의 ‘방어 메커니즘’

인간의 뇌는 뉴스를 소비하도록 연결되어 있다. 미디어 심리학 연구 센터의 ‘파멜라 러트리지’ 소장은 불확실한 시기에 두뇌의 진화 본능은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찾는 것으로 발현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어떤 것에 대해 불안할 때, 정보를 원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환경을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생물학적 의무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와 그 효과에 대한 두려움, 정치적 분열이나 경찰의 잔혹성에 대한 뉴스로부터 오는 두려움은 어떠한 공포증처럼 과잉 살해를 초래할 수 있다. 실버는 “거미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거미를 피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감시하듯 살피기 마련이다. 그것을 현재의 상황에 적용하면, 끊임없이 거미를 경계하고, 실제 어디에서나 거미를 보는 것과 같다. 정보에 대한 두뇌의 욕망에도 불구하고, 이를 가지는 것은 실제 우리의 기분을 더 좋게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쁜 뉴스 사이클에 휘말리는 것

실버는 “나쁜 것을 보면 볼수록 나쁜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아진다. 그 걱정은 무수히 많은 미디어와 관련이 깊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실버와 그의 동료들은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와 2016년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실시된 연구에서 사건 후속 트라우마 관련 뉴스에 대해 보면 볼수록 기분이 나빠지고, 이를 못 볼수록 더 많이 보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버는 이 나쁜 뉴스 사이클에 휘말린 사람들은 불안과 우울증 증세를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하며, “9.11 연구에서 나쁜 뉴스를 계속 보는 현상이 심혈관 질환과 신경근육 질환에 걸릴 가능성 또한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한편, 러트리지 대변인은 코로나19의 상황이 이러한 나쁜 뉴스 사이클을 심화시킨다고 덧붙이며,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뉴스를 더 갈망하게 되고, 이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 불안감이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뉴스를 검색하는 경향을 가지며, 이로 인해 급성 및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덤서핑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방법

대부분의 뉴스 사이트와 소셜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은 의도적으로 스크롤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나쁜 뉴스 사이클에 걸리게 훨씬 쉽다. 우리는 잠자리에 들기 전 뉴스 헤드라인을 확인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불안감을 유발하는 기사를 한 시간 동안이나 읽고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알면서도 나쁜 뉴스를 계속해서 검색하는 ‘덤서핑(Doomsurfing)’ 주기를 깰 필요가 있는데, 그 첫 번째 단계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뉴스를 볼 때에, 스크롤을 내리는 사람으로서의 주체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버는 또한 소비하는 뉴스의 양을 줄이고, 뉴스의 출처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생각해보기를 제안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휴대전화에서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푸시 알림을 해제하고, 미리 정해진 시간, 예를 들어 하루에 한, 두 번만 뉴스를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뉴스를 확인하는 타이밍 또한 중요한데, 잠자리에 들기 전 나쁜 뉴스를 읽는 것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악화시키고,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구독하고 있는 미디어 채널이나 계정의 수를 줄이고, 본인이 실청하는 채널의 콘텐츠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끝으로 러트리지는 “나쁜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 형태를 돌아보고, 나쁜 뉴스를 접하는 시간을 줄일수록 좋지 않은 사이클에서 벗어나기 쉬워진다. 결론적으로 알면서도 계속 나쁜 뉴스를 검색하는 일은 좋지 않으니 그만두는 것이 좋으며, 적당한 양의 뉴스를 얻은 후에는 과감히 끄고, 고양이 비디오와 같은 영상을 보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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