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을 아무리 깨끗하게 소독해도 미생물이 침투할 수 있어

클립아트코리아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손소독제를 자주 사용하거나 향균 물티슈로 접촉이 많은 곳을 문지르고, 공중 화장실에서 휴지 등을 이용해 변기 커버를 내리는 사람들에게 '너무 예민하다'거나 '결벽증' 같다는 소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작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 꼴로 확진자를 발생시키며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전반적인 위생 의식을 강화시켰다. 전에는 결벽증 취급을 당했던 수많은 행동들이 코로나19의 확산 아래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들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다. 혹시 이 보이지 않는 고약한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행동들이 무의미한 것은 아닐까? 바이러스, 세균 등 병원체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가능한가?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C) 의료센터의 감염 예방 프로그램의 소장이자 UNC 의과대학 역학 및 전염병 부교수인 에밀리 시크버트 베넷(Emily Sickbert-Bennett)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크버트 베넷에 따르면 "인체에는 세포보다 더 많은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며, "물, 토양, 다른 동물들에게서 비롯된 수많은 박테리아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나 이러한 미생물들이 모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며, 사실 그 중 대부분은 사람의 코에 있을 때는 무해하지만 혈류에서는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포도상구균처럼 엉뚱한 곳에 갇히지만 않으면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체내로 침입하면 질병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는 병원체들도 있는데,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역시 이들 중 하나이다"라고 설명했다.

시크버트 베넷은 세균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주변 환경에서 발견된 세균이 감염을 일으키지 않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답했다.

그녀는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향균 물티슈나 소독 스프레이로 물건의 표면에서 발견되는 세균을 제거할 수 있지만, 이는 계속해서 재오염되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어 문 손잡이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사용하기 때문에 소독을 해도 또 다시 세균이 침투할 수 있으며, 손잡이와 손이 접촉할 때마다 세균이 교환된다"고 전했다.

게다가 "공기 중의 미생물들은 방금 소독된 표면이라고 해도 재빨리 정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크버트 베넷은 "우리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감염의 사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라며,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들이 누군가를 감염시키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라"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서 몇몇 병원체가 주변 사물이나 손 등의 피부까지는 진입할 수 있지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 기관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나 눈 등을 통해 침투해야 하기 때문에 눈, 코, 입 등을 만지기 전에 손을 씻으면 코로나19의 감염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다.

이처럼 간단한 방법으로도 감염의 사슬은 쉽게 깨질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균, 바이러스 등을 '완벽하게' 없애려고 노력한다면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 몸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일부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세균을 너무 배척하는 행동은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