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살찌기 쉬운 계절이다. 붕어빵, 어묵, 군고구마, 호떡, 귤 등 겨울 간식을 접할 기회는 많은 반면, 활동량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야외활동을 전혀 하지 않다 보니 해를 쬘 일도 없다. 한 연구는 겨울철 일조량 감소가 뱃살 급증의 원인 중 하나임을 밝힌 바 있다. 활동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태양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지방세포 배출 에너지를 접할 기회도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급격히 불어난 체중은 하지정맥류 발병과 악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정맥류는 혈관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지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발생해 악화되는 질환인데, 체중이 증가하면 자연스레 다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고 혈류량이 늘어나면서 점점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오래 걷지 않았는데도 다리에 피로감이 쉽게 발생하고 다른 사람에 비해 다리가 쉽게 붓는 증상을 겪는다. 이외에도 다리에서 쥐가 잘 나며 다리 피부에 푸르스름한 혈관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체중이 늘수록 빠르게 악화되므로, 비만을 면하기 위해서는 달콤한 붕어빵의 유혹을 물리치고 겨울철 꾸준한 체중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겨울에는 달콤하고 따뜻하며, 입을 즐겁게 하는 간식 이외에도 비만과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요인들이 아주 많다. 하지정맥류에 영향을 주는 식습관 중 하나는 국물 요리로, 뜨끈한 국물을 들이켜면 꽁꽁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 듯하지만, 국물에는 나트륨이 많이 녹아 있어 체중 증가와 하지정맥류 악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짠맛은 침샘을 자극해 평소보다 음식을 많이 먹도록 하고, 근육으로 가는 수분을 빼앗아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하게 하며, 나트륨 과다 섭취는 혈관내피세포를 자극해 혈관수축 및 혈압 상승을 유발, 하지정맥류 증상을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다.

요즘 인기가 많은 ‘단짠’과 ‘먹방’ 역시 하지정맥류를 악화하는 대표적인 식습관이다. 달고 짠 맛을 동시에 혹은 번갈아 섭취하는 ‘단짠’은 생각보다 더욱더 많은 양의 당과 나트륨을 섭취하게 한다. 과도한 당과 나트륨이 체중 증가와 혈관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먹방’의 유행으로 폭식하는 식습관이 만연한 것 역시 비만을 유발해 하지정맥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경계해야 한다.

무엇을 먹는가에 관한 문제는 곧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다. 평소와는 달리 다리가 빨리 피곤해지고 부기가 진정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잠을 자던 중에 발생한 쥐 내림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자신의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점검해봐야 한다.

‘싱겁게 먹기’, ‘적당히 먹기’, ‘천천히 먹기’는 하지정맥류와 비만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므로 매 식사 시간마다 떠올려보기를 권한다.

대전서울하정외과 박종덕 원장 (헬스인뉴스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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