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기간 추석 연휴를 맞이하게 되면서 몇 해 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미뤘던 벌초를 계획 중인 가정이 많을 것이다. 긴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준비하거나, 성묘객이 몰리기 전 다녀오려는 발 빠른 가정에서는 지난 주말을 이용해 미리 성묘를 다녀오기도 했을 것이다.

이처럼 산으로 들로 나가기 좋은 계절인 가을엔 야생진드기 개체 수가 늘고 왕성히 활동하는 시기로 벌초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을철 야생진드기로 인한 감염병은 크게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쯔쯔가무시병을 들 수 있다.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서 발병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지난해 165건이 발생한데 이어 올해도 106건이 발생했으며 28명이 사망했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발병하는 쯔쯔가무시병 역시 해마다 1만여 건 이상 발생하며 지난해 21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고열, 구토, 설사, 혈소판과 백혈구가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나며, 치료가 늦어지면 신장질환을 포함해 다발성 장기 기능 부전을 부를 수 있다. 쯔쯔가무시병 또한 고열과 오한, 근육통, 발진으로 시작해 신부전증이나 패혈성 쇼크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이처럼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야생진드기 감염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야생진드기는 크기가 작아 물린 상처를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 또 열이 나거나 근육통, 피로감 등의 증세를 감기몸살로 착각할 수 있고, 1~2주 간의 잠복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그러나 빨리 내원한다면 항생제를 이용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 만약 성묘나 벌초 후 38~40도에 이르는 고열과 구토감, 설사를 동반한 근육통, 두통이 심하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벌레에 물린 자국이나 딱지를 발견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꼭 의료진에게 보이고 설명해야 한다.

 

꿀맛 같은 추석 연휴 후 야생진드기 감염병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풀이 우거진 길은 피해 다니기를 권한다. 풀 위에 바로 눕거나 옷을 벗어서 두는 행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 긴 팔과 긴 바지를 착용하되 소매부분을 동여매 피부가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산에서 내려온 후에는 머리카락이나 귀 뒷 부분, 뒷무릎, 그리고 옷에 진드기가 붙어있진 않은지 꼭 확인해야 한다. 곧바로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이 좋으며, 성묘 중 입었던 옷과 사용한 돗자리 역시 깨끗이 세척해 햇빛에 바짝 말린 후 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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