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공급량과 속도 늘려야 … 변이 바이러스에 백신 효과 떨어지지만 개인방역 병행이 도움

정부방침대로 11월까지 집단면역이 가능할 지는 국내 접종 능력이 아니라 그 시간까지 충분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며,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목적한 것 보다 더 많은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제3회 보건안전포럼에서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자로 나서 ‘코로나19의 백신 확보 현황’을 설명하고 이 같이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기초감염재생산수 높아지고, 백신 추가 접종 필요성 대두

정재훈 교수는 2분기 국내 목표 접종 대상자는 1150만명이나 일정상 공급되는 것은 805만명분으로 나머지는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인구대비 접종자 수가 늘어날 경우 확산 속도가 둔화된 이스라엘과 영국의 사례를 들며 지금보다 빠르게 접종 속도를 낼 필요가 있으나 백신 공급 일정을 고려할 때 목표치인 11월까지 성인 70% 접종도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정 교수는 “기초감염재생산수에 따라서 우리사회가 획득해야할 면역 수준이 달라진다”며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 지수 3.5는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등 개인 방역을 하지 않을 때 1명이 3~4명에게 전파할 수 있는 수준으로 60%의 인구가 항체면역을 가질 경우 집단면역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변이 바이러스 등의 유행으로 재생산지수가 4.5~5까지 높아져 집단면역을 위해 항체를 획득해야하는 인구비도 늘어났다. 여기에 국내는 다른 국가에 비해 코로나 감염 환자가 적어 이들이 자연적으로 획득하게 되는 항체의 비율도 매우 적다. 또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백신의 항체 형성률도 낮아졌다.

때문에 원래 목표치인 성인 70%보다 높은, 접종이 가능한 성인 대부분이 모두 접종을 마쳐야 집단 면역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제약사들과 논의를 통해 공급을 늘리고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정 교수는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 등에 따라 추가 접종이 필요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추가 접종 분에 대한 논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정 교수는 “접종 시작도 늦은 감이 있다”며 “접종 속도를 높이고 추가 접종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접종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접종 중인 백시 모두 남아공 변이에 효과 낮아져 … 얀세, 노바백스, 국내 백신 등은 효과 기대

‘변이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발표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예방학과 교수는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얀센(존슨앤존슨)·노바백스 등 국내 접종 중 혹은 예정인 5가지 백신 모두 변이 바이러스 특히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아공변이 바이러스 전에 개발된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에 비해 이후 개발된 얀센과 노바백스의 경우 남아공 변이에 대해서는 각각 57%, 60%의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임상시험결과 확인돼 기대를 갖게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예방학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예방학과 교수

이재갑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가 큰 변수임은 맞으나 백신 플랫폼에 따라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며 “빠른 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개인 방역을 충실히 병행하면 변종 바이러스의 유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가 아주 장기화 될 경우 인플루엔자처럼 WHO가 매년 유행하는 종을 미리 발표하고 그에 대한 백신을 만들어 대응하는 시스템이 만들어 질 수도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백신 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제백신연구소,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제넥신 등 5곳의 제약사에서 6종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 중이다. 이들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신 이상반응은 화이자·모더나, 국소이상 반응은 아스트라제네카 많아

한복순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교수
한복순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교수

한복순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의 제품별 특성 및 부작용과 대처방법’을 소개했다. 한 교수는 발열(아스트라제네카 30% 이하, 화이자 14.2%, 모더나 15.5%)를 제외하면 피로감, 두통, 근육통, 오한 등 대부분의 전신 이상 반응은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접종 부위에 나타나는 국소 이상 반응은 접종부위 통증(아스트라제네카 50% 이하, 화이자 84.1%, 모더나 92%)를 제외하면 부종, 발적, 압통, 열감, 멍, 가려움 등 대부분 증상은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흔했으며 화이자와 모더나에서는 적게 나타나거나 잘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는 1차 접종에서, 화이자는 2차 접종에서 이상반응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중장년보다는 젊은 연령에서 높은 빈도로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이 교수는 “가벼운 이상반응은 항체가 형성되는 정상적인 면역과정으로, 젊은 연령의 경우 면역기능이 활발해 이 같은 이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발열 근육통이 있을 때는 염증을 억제하지 않는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쉬어주되, 39도 이상의 고열 혹은 24시간 이상 발열이 지속될 때, 두드러기·발진·두통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는 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화이자·모더나 접종 센터 7월까지 250여개, 아스트라제네카 위탁의료기관 3월까지 1만여개 준비 중

정은숙 경북대 간호학과 교수는 ‘성인과 직장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시기 및 접종 방법’을 소개했다. 국민 대다수가 가까운 곳에서 접종할 수 있도록 전국에 약 250개 예방접종센터와 약 1만여개의 지정 민간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예정이다. 센터는 보관이 까다로운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을, 위탁의료기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을 접종한다.

이를 위해 당국은 7월까지 초저온 냉장고를 갖춘 예방접종 센터를 국립중의의료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조선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등 권역별로 250개소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을 접종할 위탁의료기관은 3월 안에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중인 의료기관 중 백신 보관·관리·인력·시설·확보공간 등의 기준에 부합하는 의료기관을 지정할 예정이다. 당국에 따르면 1만6397개 의료기관이 참여의사를 표시했으며 지난 15일 기준으로 이 중 4509개소와 계약을 완료하고 3806개소와 계약 진행 중이다.

또한 요양시설 등 집단생활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 등에는 찾아가는 접종 서비스를 실시해 접종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접종은 사전 예약제로만 신청 가능하다. 접종 대상자로 안내 받으며 온라인·전화·방문예약을 통해 접종 장소 및 시간을 선택 후 위탁의료기관 확인 및 예약 확정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관에 백신을 공급해 접종하는 방식이 준비 중이다.

한편 지난해 7월 만들어진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는 2월부터 국내 보건안전문화의 인식을 제고하고 이에 대한 각종 현황에 대한 문제점을 짚고 정책제안을 위한 포럼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로 3회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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