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찾아오는 위험천만한 불청객 뇌졸중, 보통 겨울철 갑자기 기온이 낮아질 때 주의해야 한다고만 아는 경우가 많지만 실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주의해야 할 질병이다.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이시백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이시백 교수

뇌졸중은 흔히 중풍이라고도 알려져 있던 병이다. 뇌졸중은 뇌 기능의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급속히 발생한 장애가 상당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뇌혈관이 막히는 것을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는 것을 뇌출혈이라고 한다.

세간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질환과 흡연, 음주와 같은 생활습관이 위험요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요즘 같은 봄철에 이슈가 되는 불청객, 미세먼지가 뇌졸중의 위험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2013년에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며 건강에 끼치는 위험이 알려졌지만, 뇌졸중에 연관이 있다고 아는 사람은 적다. 쉽게 말하자면 미세먼지는 간접흡연과 비슷하게 피해를 입힌다고 생각하면 좋다.

보통, 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1/5 ~ 1/7 굵기, 초 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1/20 ~ 1/30 굵기의 입자를 말하며, 체내에 들어오면 혈관에 영향을 끼친다. 여러 부정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고, 혈관벽을 손상시켜 동맥경화와 같은 주요 혈관질환을 악화시키는 피해를 끼치는데, 이것이 곧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뇌졸중의 간단하고 빠른 자가 진단법은 다음과 같다. 미국심장학회에서 벌인 캠페인으로, 우리나라 뇌졸중 학회에서도 소개하는 일명FAST 법칙이라 불리는 점검법이다.

F (Face Dropping) 얼굴에 나타나는 징후를 일컫는다. 갑작스런 안면마비 증상이 대표적이다. 미소를 짓는데 얼굴 한 쪽이 쳐지는 증상을 예로 든다.

A (Arm Weakness) 팔에 드러나는 징후들이다. ‘앞으로 나란히’자세를 취했는데 팔 한 쪽이 늘어진다거나, 양 주먹을 꼭 쥐는데 한 쪽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풀리는 모습을 보인다.

S (Speech Difficulty) 말과 연관된 징후들이다. 발음이 잘 안된다거나, 대화하고 싶은데 입에서 말이 안 나온다거나, 혹은 남들이 건네는 말의 이해를 못하는 식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T (Time to call 119) 앞서 세 점검에서 드러난 증상들은 곧 뇌졸중을 시사하며, 대비하지 못한 어느 순간 갑자기 닥쳐오기 때문에 법칙의 마지막 시간(Time)은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바로 의료적인 처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뇌졸중은 1차적으로는 ‘생활습관 싸움’이다. 뇌졸중의 위험요인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위험요인들이므로, 일상적인 조절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먼저다. 그러나 현대인의 생활환경에서 이들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은 어렵고, 위험요인을 통제한다 한들 뇌졸중은 일어날 확률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뇌졸중은 발병 후의 ‘시간 싸움’이기도 하다.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발병 4.5 시간 내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경우에 따라 24시간 까지도 혈관 내 시술을 통해 혈전을 제거하기도 하지만, 이 모든 치료법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의미를 잃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치료가 1시간 늦으면 수명 3.6년이 단축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뇌에 미치는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예방이 무엇보다 우선하지만, 발병하면 최대한 빨리 의사를 찾는다는 간단하고도 중요한 원칙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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