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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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감정의 기복이 있고 때론 욱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행동이 도를 넘어 지나치다면 정신건강을 체크해 보아야 한다.

‘경계선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BPD)’라는 질환은 ‘혹시 나도?’ 라고 공감할 수 있는 정신질환,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나 늘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은 마음의 병이다. ‘정서불안 성격장애’라고도 하는데 해마다 인구의 약 1~2% 정도 진단받을 정도로 진단률이 낮지만 잠재적 혹은 가능성 범주에 속할 수 있으므로 미리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생 K모씨(22. 여)는 “저는 단톡방(카톡) 탈퇴를 자주하는 편이에요. 탈퇴한다고 누가 알아주거나 걱정해 주는 것도 아니지만 우울감이 치솟을 땐 순간적으로 벌이게 되요. 매사에 공허하고 술도 많이 마시게 되고 쇼핑에 미쳐서 물건을 잔뜩 구매하고 뜯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도 많아요.”

직장인 B모씨(27, 여)는 “남자친구와 같이 있어도 행복하지 않아요. 사이가 좋다가도 언제가 나를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늘 불안하고,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져 일방적으로 변하게 되요. 버림받을까 걱정되어 자꾸 집착하게 되니 우울함이 극에 달할 때가 많아요.”

직장인 S모씨(32, 남)는 “누군가 나에게 서운하게 대하면 친하게 지내다가도 냉소적으로 돌변하고 쉽게 단절하는 경우가 반복되요. 상대방에 대한 기분의 변화가 심하고 갑자기 화가 폭발하는 경우도 있어요. 미칠 것만 같을 때는 머리를 벽에 박는 등 자해를 하기도 합니다. 늘 불면증에 시달리고 마음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가 많아요.”

경계선 인격장애가 의심되는 사례들이다. 이 질환은 불안정한 기분과 감정, 행동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상태가 특징이며 청소년기에서 성인이 되는 시기부터 시작되는 인격장애이다. 행동이 변덕스럽고 극단적일 때가 많아 주변 사람들이 놀라거나 당황하기도 한다. 기분이 급상승했다가 곧바로 우울해지고 분노로 이어지는 상태가 반복된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감정이 위, 아래로 급격히 변하며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가 되고 때로는 자제력이 결여되어 자해 등을 행하기도 한다. 약물, 도박, 알코올, 쇼핑, 종교 등 중독에 빠지기 쉽고 인생관, 대인관계,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되어 갈등을 겪게 된다.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유전적, 환경적, 사회적 영향이 있지만 특히,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경험 등이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추정된다. 자신의 정체성이 확고하게 발달하지 못해 불안정한 애착이 형성됨으로써 자아상의 불안정성과 애착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다른 사람을 전적으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경향이 있고 한 대상에 대해서도 극적인 이상화(理想化)와 배신감이 오가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왜곡되고 불안정하게 된다. 한 대상에게 실망하게 될 경우 다른 사람으로 대상이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반사회적인 범죄 사건/사고에 대해서 노성원, 김선미 두 교수는 “경계선인격장애가 범죄와의 관련성에 대해서 명확히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극도의 감정 불안이 반복적인 자해나 돌출행동 등으로 이어져 나타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정도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메타의원 신승민 원장은 “경계선인격장애를 진단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문제가 있는 성격도 면면을 들어다 보면 이해되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고 일상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진단기준(DSM-5)을 보면 대인관계, 자아상 및 정동의 불안정성과 현저한 충동성 등 광범위한 형태로 적용된다. 사실상 사회적 부적응을 초래하고 본인과 주변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줄 때 인격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계선 인격장애는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보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명백한 질환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막연히 스스로의 모습을 비관하거나 자책하면서 악순환을 반복하기 쉽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치료할 경우 2년 내에 50% 정도 회복율을 보인다는 결과가 있다. 특히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한 심리치료와 변증법적 행동치료, 스키마 치료, 약물치료 등이 자살율을 낮추는 등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환자의 꾸준한 치료 유지가 관건이다.’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편 일상 속 효과적인 정신건강의 관리에 있어서 전문가들은 ‘마음 헤아리기’를 꼽았다. 현대인들은 남의 눈치는 많이 보는 반면 자신의 마음은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기 내면을 바라보고 성찰하며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명상이나 가벼운 운동을 통해 마음 속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 경계선인격장애 자가진단(출처 : 미국 건강정보 웹사이트 헬스라인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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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인격장애 자가진단 항목(출처 : 미국 건강정보 웹사이트 헬스라인 닷컴)
경계선인격장애 자가진단 항목(출처 : 미국 건강정보 웹사이트 헬스라인 닷컴)
경계선인격장애 자가진단 결과(출처 : 미국 건강정보 웹사이트 헬스라인 닷컴)
경계선인격장애 자가진단 결과(출처 : 미국 건강정보 웹사이트 헬스라인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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