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예약 한 번에 긴 시간이 걸리는 대학병원 대신 전문화한 병원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대학병원급의 시설을 갖추고 전문성을 브랜드화한 병원들이다. 대표적으로 관절·척추질환 치료를 주로 하는 힘찬병원을 들 수 있다. 현재 전국 8개의 병원이 힘찬병원의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특히 로봇 인공관절수술 등 새로운 수술기법을 국내 도입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 자체 관절의학연구소를 통한 연구활동에서도 대학병원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힘찬병원의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14만 건을 넘어섰다. 한해 평균 무릎인공관절 수술건수가 10만 여건(심사평가원 2020년 기준)임을 감안하면 국내 무릎 인공관절수술의 약 7~8%정도를 시행하는 셈이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이 브랜드를 만든 인물이다. 올해는 그가 힘찬병원을 처음 개원한지 딱 20년이 된다. 그 사이 관절·척추질환 치료법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며, 힘찬병원 브랜드의 역시 크게 성장했다. 헬스인뉴스가 이 대표원장을 만나 무릎관절질환과 치료법, 그리고 힘찬병원의 20년 소회를 들어본다.

Q. 최근 관절질환, 특히 무릎관절질환이 크게 증가했다. 이런 질환 증가의 원인은 무엇인지?

무릎관절염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인구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무릎관절염 환자도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또 젊은 층에서는 스포츠나 각종 야외활동을 즐기는 인구수가 커지면서 이로 인한 부상으로 무릎관절 손상이 늘었다. 무릎 부상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젊은 나이에도 조기에 무릎관절염이 진행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늙으면 아픈 게 당연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요즘엔 노년기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어느 정도 정착돼 무릎관절염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도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로 들 수 있다.

Q.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언제 받는 것이 좋은가? 또 전치환술과 부분치환술은 어떤 경우 적용되는지 궁금하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이라고 바로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직업, 생활패턴, 관절 손상정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 옵션을 생각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우선된다. 중기엔 작은 구멍을 몇 개 내고 손상된 연골을 정리해주는 관절내시경 수술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말기라는 전문의의 소견을 받은 경우엔 가급적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것이 수술 예후 면에도 유리하다.

인공관절수술이 권장될 때는 ▲퇴행성 관절염이 많이 진행돼 연골이 거의 닳아 뼈와 뼈가 부딪쳐 X-ray 상으로도 관절간격이 많이 좁아져 있는 것이 확인될 때 ▲관절염으로 다리 모양이 변형이 진행되어 육안으로 봐도 다리가 휘어 있을 때 ▲통증이 심하고 보행이 불편한데 관절염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고 극심한 통증이 이어질 때 등이다.

또 무릎연골과 관절뼈의 손상 부위와 크기에 따라 부분치환술을 할지, 전치환술을 할지 결정된다. 무릎 관절 전체가 손상된 환자의 경우 관절 전체를 치환하는 전치환술을 시행하지만 무릎의 내측 일부만 닳은 환자는 가능한 정상조직은 보존하고, 손상된 부분만 수술하는 부분치환술을 시행하게 된다.

Q. 최근 로봇 인공관절수술이 하나의 수술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기존의 인공관절수술과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무릎관절염으로 손상된 무릎뼈를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여기에 로봇시스템을 접목함으로써 숙련된 의사의 수술 실력에 로봇의 정확함이 더해져 수술의 완성도를 한층 높이게 되었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장점은 사전에 미리 수술계획을 해봄으로써 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수술 전 수술 부위의 3차원 영상자료를 토대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위치, 뼈의 절삭범위 등을 확인해 수술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다. 수술 중에는 로봇 프로그램으로 계산된 수치를 보면서 다리의 정렬과 축, 관절간격 등을 맞추게 된다. 집도의가 로봇팔을 잡고 뼈를 절삭할 때는 절삭범위 내에서만 정확하게 깎아주기 때문에 주변 연부조직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기존의 인공관절수술이 감으로 일직선을 긋는 것이라면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자를 대고 긋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아무래도 자를 이용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할 수밖에 없다. 수술의 정확성이 높으면 인공관절의 수명도 더 늘릴 수 있고, 출혈이 적어 부작용과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 회복이 빨라 전반적인 환자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졌다.

Q. 인공관절수술 후 주의점 등이 있는지?

수술을 했다고 끝이 아니다. 무릎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직후에는 면역력을 회복하기 위해 신체를 잘 관리하고, 무엇보다 재활운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또 양반다리, 쪼그려앉기 등 무릎에 안 좋은 생활습관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X-ray 및 혈액 검사를 통해 인공관절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인공관절 재질의 발달과 로봇 수술 등 수술 테크닉의 발전으로 인공관절의 수명이 많이 늘어났지만 그렇다고 영원한 것은 아니다. 환자가 얼마나 무릎을 잘 관리하는가에 따라 인공관절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Q. 수술이 필요함에도 쉽게 수술을 결정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전문의로서 견해는?

작년에 자체 관절의학연구소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공관절수술을 받기 전 가장 걱정되는 부분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지 않을까 ▲잘 못 걷게 되는 것은 아닐까 ▲회복이 더디지는 않을까라는 답변이 많았다. 환자분들 중에는 이처럼 수술 후 통증이나 회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공관절수술도 골든타임이 있다. 수술시기를 놓치면 수술 예후도 좋지 않고 관절의 기능도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의사와 상의해 수술이 필요하다면 적정한 시기에 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외에도 비용이 수술의 걸림돌로 작용할 때도 있다. 특히 로봇수술은 소모품비에 드는 추가 비용이 있어 좀 더 부담이 된다. 도입 초기에는 막상 수술을 결심하고 온 환자들 중에 수술비 때문에 망설이다 돌아가는 경우도 많았다. 의료보험 혜택이 있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은 요원한 일이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이 좀 더 대중화가 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현재는 수술건수가 점점 많아지면서 시스템 정비를 통해 병원 자체적으로 기존 인공관절수술 비용과 별 차이 없이 맞춰 환자 부담을 낮추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Q. 힘찬병원의 로봇수술시스템 운영 현황은 어떻게 되나?

2020년 6월에 목동힘찬병원에 처음으로 로봇수술을 도입한 이래 강북, 부평, 인천, 부산, 창원 등 6개 지점에 총 10대의 로봇수술장비를 구비하여 운영하고 있다. 작년 7월 도입 1년 만에 5천례를 달성했고, 현재 1만례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 중 목동힘찬병원은 총 5대 로봇수술시스템을 갖추고 가장 활발히 시행 중이다. 현재까지 총 4,500여 건의 로봇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했다. 한 병원에서 5대의 인공관절수술 로봇을 구비한 병원은 아마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첫 도입 후 33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100례를 시행했을 때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대중화시키는데 교두보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로봇 부분치환술은 목동힘찬병원을 포함해 국내에서 단 두 곳만 가능하다. 부분치환술은 자기 관절을 보존하기 때문에 많은 장점이 있지만 인대균형을 맞추기 어려워 고난도의 숙련도가 요구돼 잘 시행되지 않았다. 로봇시스템으로 이러한 문제를 보완해 보다 적극적인 부분치환술이 가능해졌다.

Q. 올해 힘찬병원 개원 20주년 되는 해다. 지난 20년에 대해 평가한다면?

2002년 ‘대학병원의 전문성과 이용하기 편한 접근성을 갖춘 병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인천 연수구 연수동에 인천힘찬병원을 첫 개원했다. 현재 서울 지역에 목동, 강북, 강서, 강남힘찬병원, 인천 지역에 부평, 인천힘찬병원, 부산경남지역에 부산, 창원힘찬병원 등 8개 병원이 ‘힘찬병원’ 간판을 달고 있다. 그중 인천힘찬병원은 지난해 38명의 전문의와 18개 진료과를 갖춘 종합병원으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는 해외로 눈을 돌려 현재 아랍에미리트 샤르자와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등에 진출해있다.

그간의 성장이 뿌듯하지만 그렇다고 성장만으로 보고 내달렸던 것은 아니다. 오직 환자의 눈높이에서,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치료하자는 초심만은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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