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상 전신통증 시 의심, 예방보다는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중요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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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초 모처럼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주부 A씨는 2주전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몸이 무겁고 뻣뻣한 느낌이 들었지만 2년간 코로나 탓으로 오랜만에 여행하느라 무리하고 신경을 많이 쓴 스트레스 탓이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시로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아프고 쑤신 증상이 나타나더니 손과 발이 붓는 것 같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가까운 병원을 들렀고 ‘섬유근육통’이라는 생소한 질병을 진단받아 치료중이다.

섬유근육통이란 전신 통증이나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통증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근골격계 질환이다.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족력 및 도파민, 세로토닌, 카테콜아민 등 통증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 다형성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스트레스, 감염, 신체 손상 등 환경적 인자에 노출됐을 때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자율신경계 이상, 내분비 호르몬 이상, 수면장애, 근육 및 힘줄 미세 외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한 가지 원인보다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경우가 많다.

통증으로 몸이 뻣뻣하거나 얼얼한 느낌을 받거나 깊숙한 곳에서 은은한 통증 등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주로 목, 어깨, 하부요통 등 신체 한 부위에서 시작할 수 있으나 결국 신체 전신에 걸쳐 광범위한 근골격계 통증이 3개월 이상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잠을 깊게 못 자거나 자다가 깨는 등 수면 질 저하로 피로감을 자주 느끼며 섬유근육통 환자의 30%에서는 우울증, 불안감 등 정신적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손발 저림, 두통, 이상 감각 등 말초신경과 입 마른, 추위 민감성, 기립성저혈압 등 자율신경계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3개월 이상 전신 통증이 나타나며 뒷목부분, 승모세근, 가시위근, 무릎 등 18개 압통점 중 11개 이상 압통을 호소할 경우 섬유근육통으로 진단하게 된다. 다만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만성 전신 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것이 선행되며 다른 원인 질환이 없을 때 섬유근육통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는 섬유근육통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하며 증상에 따라 약물, 운동요법, 인지행동치료 등을 시행하게 된다. 단순 통증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우울증, 불안감 등의 정신적 증상도 함께 치료해주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는 통증의 정도에 따라 시행하게 되며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소염진통제나 일반적인 스테로이드·마약성 진통제는 크게 증상 호전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섬유근육통에 사용되는 약제는 변비, 구강건조, 체중변화, 졸음 등의 약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지혜 과장은 “대부분 통증이 발생하면 무리한 운동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약물 복용으로 참는 경우가 많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생소한 질환에 원인과 예방법이 없어 덜컥 겁을 먹는 경우가 많지만 섬유근육통이 기형을 초래하거나 치료법이 없는 것이 아니므로 초기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섬유근육통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지만 평소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스트레스를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물리치료 등은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시행해야 빠른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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