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증상 비슷, 방치 땐 생명에 위협…노년층 폐렴 증가세
두통-근육통-관절통 등 발생…식욕 부진-피로감도 나타나
폐렴구균백신 접종시 만성질환자 예방 효과 65~84%

고 이외수 작가. 출처=트위터
고 이외수 작가. 출처=트위터

'시대의 기인', '트위터 대통령', '존버(힘들어도 끝까지 버틴다)'의 창시자로 불리던 이외수 작가가 지난 25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지난 2020년 3월 뇌출혈로 쓰러져 3년째 재활 중이었던 고인은 최근 폐렴 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견습 어린이들'로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장편소설 '들개', '칼', '장수하늘소', '벽오금학도' 등을 집필했고, 시집 '풀꽃 술잔 나비', 에세이 '내 짐 속에 비 내리는데', '청춘불패' 등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이외수 작가가 아깝게 세상을 떠나게 된 이유인 폐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감기와 증상 비슷한 폐렴, 방치 땐 생명 위협

폐렴은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에서 발병하는 질환으로 초기 증상이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급속하게 증상이 나빠지고,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노년층에서는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 및 폐실질에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질환이다.

폐 증상과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호흡기계 자극에 의한 기침, 염증 물질의 배출에 의한 가래, 숨 쉬는 기능의 장애에 의한 호흡곤란 등이 보인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한 경우에는 숨 쉴 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호흡기 이외에 소화기 증상, 즉 구역, 구토, 설사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발열이나 오한을 호소하기도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장복순 교수는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폐렴의 경우 전형적인 폐렴 증상이 급성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발병이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띄거나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병원 밖에서 감염된 노인성 폐렴 환자의 20%가 입원 당시 열이 없으며, 심지어 균이 혈액 속으로 침입해 들어가 균혈증이 동반되었는데도 열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는 발열 기전도 전신 상태가 양호해야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성 폐렴에서는 폐렴의 특징적인 증상 없이 식욕부진, 전신무력감, 기력쇠퇴, 혼동, 헛소리, 가래 끓는 소리, 입술이나 손발이 파래지는 청색증, 손발이 차갑고, 대소변을 못가리게 되는 등 막연하고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 몇 가지만 나타날 수도 있다고 의료진들은 전한다.

◇노년층 폐렴 증가세…식욕 감퇴와 졸림 증상 심하면 의심

최근 고령화의 영향으로 노년층에서의 폐렴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환자는 2016년 33만9134명에서 2019년 35만6149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폐렴은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에서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한 성인은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자, 당뇨병·천식·결핵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폐렴이 쉽게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합병증(패혈증, 쇼크, 폐농양 등)을 야기할 수 있고,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폐렴 초기에는 발열, 오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감기로 오인해 방치할 경우 고열, 기침과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되므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감기 증상이라고 생각되더라도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3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보고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장복순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장복순 교수

장복순 교수는 "특히 노인의 경우 이런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자꾸 졸려 하면 폐렴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폐렴은 원인균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바이러스성폐렴은 증상이 시작된 후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발열과 바이러스 전파를 감소시킬 수 있다. 세균성폐렴은 항생제 요법을 통해서 치료하게 된다. 항생제 외에도 건조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기침이 심하면 기침 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39도 이상인 경우 해열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장복순 교수는 "폐렴은 중증도에 따라 외래치료 혹은 입원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 만성 폐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암환자를 비롯해 심부전, 신부전, 호흡곤란, 빈호흡, 의식혼탁의 증상이 있거나 경구 약제를 복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폐렴구균백신 접종시 만성질환자 예방 효과 65~84%

폐렴은 가슴 X선 검사가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다. 원인균을 파악하기 위해 객담 검사, 혈액배양검사, 소변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추가적인 검사법으로는 가슴 전산화 단층촬영(CT) 및 기관지 내시경 검사가 있는데 이는 환자의 임상 상태를 고려해서 선택적으로 시행한다.

노인,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이라면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현재 성인에서는 23개 혈청형이 포함된 23가 다당류백신과 13개 혈청형이 포함된 13가 단백결합백신 등 크게 두 가지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폐렴을 예방하는 데는 단백결합백신인 13가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어 만성질환자의 경우 두 가지를 모두 접종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필요한데, 만 65세 이상이면 23가 백신을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니 전문 의료진과 상의해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폐렴 등 호흡기질환 예방을 위해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신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한다. 손을 씻을 때에는 비누칠 후 적어도 30초 이상 구석구석 마찰하며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흡연은 폐의 방어능력을 떨어뜨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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