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말초신경병’이 원인, 발생 신경에 따라 여러 증상으로 이어져 ... 증후군은 급성 전신마비도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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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저림은 많은 사람에게 비교적 흔히 관찰되는 증상이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다고 넘기면 잠도 오지 않을 만큼 심해져 일상생활을 방해할 수도 있다. 분만 아니라 방치하면 만성통증으로 이어져 치료가 어려워지게 된다. 그만큼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손발 저림의 가장 흔한 원인 말초신경병

손발 저림이 생기는 가장 흔한 원인은 말초신경병이다. 뇌와 척수를 중추신경, 척수에서부터 갈라져 나오는 가느다란 신경부터 말초신경이라고 한다. 말초신경은 ‘신경공’이라고 불리는 척추뼈 사이 작은 구멍을 통해 뼈 밖으로 나와서 팔·다리·몸통 등 온몸에 넓게 분포한다. 이는 기능에 따라 운동·감각·자율신경 세 가지로 구분되며, 각각의 신경들이 손상되는 경우 모두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손발 저림은 이 중에 감각신경이 손상될 때 발생한다. 만약 운동신경이 손상되면 힘이 빠지고 근육이 마를 수도 있으며, 자율신경이 손상되면 땀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되거나 대·소변 기능에 장애가 올 수 있고, 어지럼증도 생길 수 있다.

말초신경병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특히 목과 허리 부위에 있는 말초신경의 손상이 흔하게 발생한다. 목과 허리는 평소 움직임이 잦으므로 경추와 요추도 연결된 관절을 통해 지속적으로 움직여지게 되는데, 이런 움직임에 의해 척추뼈 사이 구멍에 지나가는 신경뿌리가 지속적인 압박을 받으면서 손상되기 쉽다. 이를 ‘신경뿌리병’ 이라고 지칭하며, 손발 저림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된다.

의심 질환에 따라 다양한 검사 요구

말초신경병을 진단하려면 먼저 환자의 증상과 병력이 신경증상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신체 진찰을 통해서 신경질환 및 관절이나 근육질환 등 다른 질환을 감별하게 된다. 그 결과 신경의 이상이 의심된다면 원인 검사를 하게 된다. 혈액검사를 통해서 혈당측정, 간기능검사, 신장기능검사, 호르몬검사 등을 할 수 있고, 척추MRI와 같은 영상진단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또 ‘신경전도검사’와 ‘근전도검사’ 같은 전기생리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는데, 이 검사는 전기자극을 준 후 그 반응을 기록하거나, 근육에 침을 찔러넣고 근육에서 발생되는 신호자극을 기록하는 방법이다. 이는 신경의 손상 여부와 손상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손목터널증후군 등 특정 구간에서 신경이 눌리는 경우 신경전도검사가 매우 유용하다. 또한, 급성 전신마비를 유발하는 말초신경병인 ‘길랑바레증후군’이나 유전성 신경병의 경우 이 검사가 진단뿐만 아니라 향후 치료방침 설정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저림과 시림은 모두 말초신경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그 경우 발병기전은 같다. 그러나 주로 시림증상을 호소할 경우에는 말초혈액순환 장애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양측 손발이 모두 시리고 저리면 말초신경병 중에서 여러 신경을 침범한 ‘다발신경병증’ 및 경추및 요천추부를 모두 침범한 ‘다발신경뿌리병증’을 고려해야 한다.

검사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신경병 추정진단할 수 있어

이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은 말초신경병의 초기 단계이거나, 매우 얇은 신경섬유만 선택적으로 손상되는 ‘소섬유신경병’을 의심할 수 있다. 소섬유신경병은 말초신경병의 일종으로 신경병 초기에 일시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소섬유신경병 진단 검사가 개발됐지만 보통은 증상만으로 진단해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많은 신경과 질환에서 이처럼 ‘증상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 만약 손발저림과 같은 신경 증상이 지속적으로 불편을 초래한다면, 검사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신경병으로 추정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일찍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항경련제 등 약물 치료로 개선, 시술 및 물리치료하기도

대표적인 것은 약물 치료인데, 이때 사용하는 약물의 대부분이 원래 손발 저림 증상의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다. 경련 조절이나 우울증 조절의 목적 등으로 개발된 약물이 나중에 손발 저림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고, 그 기전도 점차 밝혀지면서 현재는 손발 저림의 치료제로도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발 저림은 말초신경에서 발생한 비정상적 전기신호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전기신호의 전달을 차단하는 항경련제에 의해서 효과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 또한, 뇌에서 분비되는 우울증 관련 신경전달물질이 통증의 전달 및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부 항우울증 약물도 손발 저림의 치료제로써 사용될 수 있다.

비약물적 치료법으로는 신경차단술과 같은 시술적 치료, 물리치료, 그 외 여러 대증적 치료들이 있다. 만약 손목터널증후군의 경우에서처럼 신경이 손목에서 현저히 눌려있는 경우와 같이 구조적 이상이 뚜렷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한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신제영 교수는 “일반적으로 ‘완치’란 어떤 질환이 후유증도 없이 낫고 치료약도 완전히 끊은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데 환자마다 손발 저림 증상의 발생 원인과 병을 앓은 기간, 치료에 대한 반응도 다양해서 완치 가능성을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며 “각 환자별로 적절한 진단적 평가와 맞춤 치료를 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래도 만약 초기에 적절한 진단이 이루어지고 최적의 치료를 한다고 가정할 경우, 분명히 상당수 환자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는 정도로까지는 호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발 저림과 같은 신경 증상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가 되지 않고 만성 증상으로까지 진행해버리면 향후에 조절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 관련 증상이 있다면 꼭 진찰을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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