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식사 후 속이 쓰리거나 더부룩함 등 만성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이 같은 소화불량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혹시 위나 장에 큰 병이라도 걸린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그러나 병원을 찾아 위내시경을 비롯해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별 이상이 없어 ‘신경성위염’을 진단받게 된다. 신경성이란 말은 쉽게 얘기하면 ‘원인을 잘 모른다’는 뜻이다.

신경성위염은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도 불리며 다양한 소화기 질환 증상은 있지만 검사 상 뚜렷한 원인을 찾기 힘들 때 진단 받게 된다. 속이 더부룩하고 복부팽만감, 잦은 트림, 명치답답 같은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신경성, 스트레스성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고 약을 먹어도 잘 호전되지 않아 치료가 까다로운 편이다.

한의학에서는 신경성위염이나 원인 불명의 만성 소화불량의 원인을 위장의 기능저하, 즉 위장의 근육 또는 신경의 기능 저하로 본다. 선천적으로 위장이 약하거나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음식물이 위장관내에서 분해되지 않으면 노폐물이 남는 현상이 생긴다. 노폐물은 위안에서 부패해 독소를 만들어 내고, 독소가 위와 장 점막을 손상시키면서 위장 외벽에 쌓이면 서서히 붓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를 담적병이라고 하며 만성소화불의 원인이 된다.

신경성위염의 원인인 담적병은 위장 외벽에 굳어져 형성되기 때문에 위 내부를 보는 위장 내시경으로는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위장 외벽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장비를 통하거나, 맥진, 복진 등의 검사로 담적의 유무와 정도를 검사할 필요가 있다.

담적병은 담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치료를 시행해 개선시킬 수 있다. 입자가 매우 작은 특수 미생물을 발효처리한 한약으로 위장의 기능과 운동성을 정상화시키고, 온열요법을 통해 굳어진 위장의 담적을 녹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 신진대사를 돕고 인체 내 독소배출을 도울 수 있는 침, 뜸, 약침 등의 치료법도 시행된다. 다만 주의할 것은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치료 기간과 효과가 다를 수 있어 의료진과의 상담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잦은 음주와 빨리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로 인해 위장기능이 많이 저하되어 있다. 평소 담적병을 예방하려면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하며 식사 후 바로 업무를 보지 말고 가벼운 산책을 해주는 것이 좋다.

(글 : 위담한방병원 허봉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