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돌아가 침 흐르고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눈물 흘러
얼굴 근육 지배하는 신경 손상…면역력 관리가 핵심
시간 지날수록 신경 손상 심해져 초기 집중치료 중요
오래된 안면마비는 후유증 가능성…꾸준히 치료해야

V.O.S의 박지헌. 사진출처=박지헌 SNS
V.O.S의 박지헌. 사진출처=박지헌 SNS

그룹 V.O.S 멤버 박지헌이 최근 구안와사로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헌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하루 일과'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오전 한방침치료. 오후 신경과 물리치료, 고용량스테로이드 복용 열흘완료"라며 "현재 한약과 말초신경개선제 복용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당분간 최대한 안정을 위해 대부분의 스케줄은 취소했으나 부득이 취소가 안되는 무대는 마스크 쓰고 노래. 다행히 노래에는 지장이 없고 단지 발음이 약간 세고 웃질 못하니 관객들께 죄송하고 무대에선 조명 때문에 눈이 좀 따갑다"는 글을 남겼다. 앞서 그는 "왼쪽 귀쪽이 따뜻하고 잇몸이 이틀정도 부었다 가라앉더니 느닷없이 안면마비"라고 밝힌 바 있다.

◇안면신경마비, 얼굴 근육 지배 신경 손상…면역력이 핵심

구안와사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얼굴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안면신경이 지나는 부위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면마비센터 남상수 교수는 "안면신경에 염증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원인 중에서 바이러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며 "이로 인해 불면증, 과로, 심한 스트레스, 만성피로, 잦은 감기 등의 면역력 저하 요인이 있는 경우에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안면신경마비 증상으로는 입이 돌아가 침이 흐르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눈이 아프고 눈물이 흐르는 등 일상생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안면신경마비는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증상 발생 후 신경 손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며, 손상이 심할수록 회복 속도도 떨어져 후유증의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완치율은 일반적으로 60~70% 내외다.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항상 강조하는 부분은 발병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초기 집중 치료 중요한 이유는?

초기에 집중적인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신경 손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안면신경에 염증이 발생하면 약 3~7일간 지속해서 신경이 손상된다. 처음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가 다음날 자고 일어나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발병 후 일주일간은 신경에 발생한 염증을 제거하고, 마비 진행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 번째는 신경의 회복속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느려지기 때문이다. 손상된 신경은 일반적으로 3개월까지 대부분의 회복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임상적으로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경우는 1년 이상 회복되기도 한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지므로 신경 회복이 원활한 초기에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면마비센터에서 급성기부터 입원을 포함한 전문적인 집중치료를 받은 환자 99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 98%에서 하우스-브렉만 등급 2단계에 해당하는 양호한 예후를 보였으며, 약 83%가 하우스-브렉만 등급 1단계로 완치되었다.

안면신경마비 치료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기간이 달라진다.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당뇨, 수면부족, 편두통, 안면경련, 잦은 감기 등이 임상적으로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안면마비의 회복속도를 높이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얼굴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이 깨진 기혈상태를 정상화하고 면역력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안면마비 급성기부터 회복기, 후유증기의 각 단계에 따라 환자 개인의 체질에 맞는 안면마비 치료 한약과 신경 보호 효과가 있는 '유풍단', 면역력 증강을 위한 '면역고' 등을 처방한다.

특히 안면신경마비 환자 중 다수가 발병 전 과로나 스트레스로 잠을 못 잤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면마비센터 남상수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면마비센터 남상수 교수

이에 남 교수는 "수면부족은 면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안면신경마비의 발생뿐 아니라 발병 후 신경의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항상 환자에게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강조하며, 상황에 따라 수면을 원활하게 해주는 한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또한, 편두통, 눈 떨림, 안구건조처럼 두면부의 순환 저하와 관련된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안면신경마비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리와 얼굴의 혈액순환 개선을 위해서 한약 치료와 함께, 목과 어깨의 경직을 해소하는 침, 부항, 추나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래된 안면마비 후유증 남을 수 있어 꾸준한 치료 중요

안면신경마비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병이다 보니 오래전 발생한 안면신경마비의 후유증으로 불편함을 겪기도 한다. 안면비대칭, 연합운동, 구축 등 다양한 양상의 후유증으로 인해 얼굴에 불편함을 느낄 뿐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지만, 너무 오래되어 치료를 포기하거나 어떻게 치료받아야 하는지 몰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 년 이상 지속된 안면신경마비 후유증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안면의 비대칭과 후유증의 일정 부분을 해소해줄 수 있다.

남 교수는 "여러 후유증 중에서도 구축 양상의 후유증은 치료가 잘 되는 케이스에 속한다"면서 "본인의 입이 마비된 쪽으로 치우쳐 팔자주름이 깊어져 있으면서, 광대뼈와 입술 주변부가 뻣뻣하고 조이는 것 같은 느낌이 있으면 구축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전기침, 약침, 뜸, 매선 등의 복합적인 한방치료를 통해 구축으로 인한 뻣뻣한 느낌과 팔자주름의 비대칭을 회복시킬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은 환자마다 양상이 다양하므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함께 치료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안면신경마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와 피로지수를 잘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있는 식단, 충분한 휴식 및 수면 등이 중요하다. 또한 음주, 흡연, 차가운 음식, 장시간 찬공기 노출 등도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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