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의 반려견, 반려묘에서 치명적인 자궁축농증 발병, 출산 경험 없으면 위험율 높아져... 발정기 후 2~3개월 동안 주의 기울여야

따뜻한ON동물병원 전웅섭 수의사
따뜻한ON동물병원 전웅섭 수의사

중성화수술은 대부분의 반려인에게 가장 첫 번째로 다가오는 고민거리이다. 암컷 강아지 중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아이들은 약 5개월 주기로 생리를 한다. 생리가 끝난 후 자궁은 다시 수축하는데 노령견의 경우, 자궁 경관의 수축력이 부족해져 생식기 질환 발생 확률이 매우 높다. 다 닫히지 못한 경관으로 세균이 감염돼 자궁에 염증이 생기고 농이 차는 것을 바로 자궁축농증이라고 한다. 약 30%의 반려견, 반려묘가 자궁축농증으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그 중 출산한 적 없거나 출산한 지 오래된 암컷 반려동물들은 과도한 호르몬 분비로 인해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자궁축농증은 고름이 안에 쌓여 배출되지 못하는 폐쇄형과 쌓인 고름이 생식기 밖으로 흘러 나오는 개방형으로 나뉜다. 폐쇄형은 자궁 내부에 대량의 고름이 쌓여 임신한 배처럼 부풀어 오르고, 개방형은 황회색 또는 적갈색 고름이 나오고 불쾌한 냄새를 동반한다. 두 형태 모두 무기력함, 다뇨를 동반하며 생식기가 부어 오르기 때문에 아이가 자주 핥는 모습을 보인다. 자궁축농증에 걸린 아이들은 큰 고통과 불편함을 느낀다. 심한 경우, 세균이 배출하는 독소가 혈관으로 흡수돼 전신으로 퍼지는 패혈증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자궁축농증 수술은 초기에 할수록 예후가 좋은 편이다. 따라서 자궁축농증이 의심되면 최대한 빠르게 동물병원에 방문하기를 바란다.

동물병원에 방문하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상태를 확인한다. 고름이 잘 배출되었고 패혈증 증상이 없다면 호르몬제와 항생제를 이용한 내과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자궁축농증 진단을 받으면 외과적인 수술을 진행한다. 암컷 중성화수술처럼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는 수술이지만 고름과 농으로 가득 찬 상태의 자궁이기에 보호자가 부담해야 할 수술 비용부터 아이들이 느끼는 고통까지 중성화수술보다 더 큰 위험을 동반한다.

자궁축농증은 원인과 예방법이 명확하다. 발정기가 되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이로 인해 세균 침입이 더 쉬워지기 때문에 자궁축농증의 가장 좋은 예방 방법은 적절한 시기의 중성화수술이다. 만약 중성화수술 계획이 없다면 암컷 반려견 또는 반려묘의 발정기가 끝나고 2~3개월 동안은 관심을 갖고 아이를 관찰하기를 바란다. 특히나 만 6세가 넘은 아이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꾸준히 자궁 상태를 살펴 건강을 지켜줄 수 있도록 하자.

(글 : 따뜻한ON동물병원 전웅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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