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허리가 뻐근하고 욱신거려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면 허리디스크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허리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허리디스크는 아니다.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허리디스크 외에도 꽤 다양한데 그 중 특히나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 질환과 맞먹을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갖고 있는데다 비슷한 증상으로 오인하기 쉬워 잘 알아둬야 한다.

척추를 지나가는 신경 다발들의 통로 척추관 주위의 인대와 근육 등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 자연스럽게 척추관 크기가 좁아진다. 이에 따라 주변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보고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가 주범이다 보니 전체 환자 10명 중 8명이 60대 이상 노년일 정도로 노년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척추질환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의 연령대가 점차 젊어지고 있는 추세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통증과 더불어 하반신 통증이 대표적이다. 압박을 받는 신경에 따라 엉덩이나 다리, 하지 부근에서 통증이 느껴지는데, 이때에는 꼭 내 다리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조금만 걸어도 꼭 다리가 터질 것처럼 심한 다리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들은 허리디스크와 유사해 잘 구분해야 한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제 자리를 이탈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앉아있을 때,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을 가진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앉아있을 때,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완화되고 바르게 서 있거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 걸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는 차이점이 있다.

진행성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진단 결과 신경 압박 정도가 경미하다면 인대, 근육을 강화하는 인대강화주사 등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신경 압박 정도가 심하거나 통증 강도가 상당하다면 신경풍선확장술 등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풍선확장술은 약 2mm 굵기를 가진 가느다란 관을 넣어 풍선의 확장과 이완을 반복해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는 시술로 비교적 시술 시간이 짧아 고령의 환자, 만성 질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척추가 휘어져 일명 꼬부랑 할머니, 꼬부랑 할아버지로 불리게 만드는 질환이다. 보통 고령의 나이가 되면 허리통증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상이라 여겨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한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한다면 더 좋은 예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글 :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원장)